반짝 상승에 그칠 것으로 보였던 국내 방산 기업이 코스피 상승을 주도하자 자산운용업계가 앞다퉈 상장지수펀드(ETF) 상품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 1년간 국내 방산 ETF 상품 수익률은 코스피 지수 상승을 10배 압도한데다 추가 상승 기대도 높다. 업계 1위 삼성자산운용과 전문성을 앞세운 한화자산운용이 방산 ETF 레버리지 상품 출시 경쟁에 나선 이유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재 국내 방산 기업에 투자하는 테마형 ETF를 보유 중인 국내 자산운용사는 삼성자산운용을 포함해 미래에셋자산운용, 신한자산운용, 한화자산운용 등 총 4개로 순자산은 1조 8443억 원(25일 기준)이다. 이 중 가장 먼저 출시된 한화자산운용의 ‘PLUS K방산' ETF가 압도적인 업계 1위를 유지 중이다. PLUS K방산 ETF의 순자산은 1조 2850억 원으로 2위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K방산&우주’ 순자산(3232억 원)의 4배 가까이 많다.
지난해 ‘SOL K방산’을 출시한 신한자산운용은 지난달 해당 ETF의 기초지수 산출 기준을 변경하며 수익률 제고에 집중하고 있다. 현재 방산 ETF을 보유하고 있지 않은 업계 3·4위 KB자산운용과 한국투자신탁운용도 방산 ETF 출시를 고려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방산 ETF가 처음부터 국내 투자자들에게 주목을 받은 건 아니다. 실제 2023년 1월 5일 상장 당시 146억 원에 불과했던 PLUS K방산 ETF의 순자산이 처음 1000억 원(지난해 4월 2일)에 도달하기까지는 481일이 걸렸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 이후 순자산이 1000억 원에서 1조 원을 넘는 데에 걸린 시간은 440일로 가속이 붙었다. 전 세계 지정학적 위기가 고조되자 국내 방산 ETF로 투자금이 몰렸기 때문이다.
실제 국내 주요 방산 기업들의 25일 기준 최근 1년 주가 상승률은 상장 기업 최상위권이다. 이 기간 현대로템(064350)의 주가는 무려 310.22% 상승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210.78%), 한화오션(042660)(197.03%), 풍산(103140)(157.54%), 한화시스템(272210)(156.63%), LIG넥스원(079550)(155.56%) 등 대다수 기업의 주가 상승률은 세자릿수다. 같은 기간 ‘PLUS K방산’의 수익률은 188.94%로 국내 상장된 ETF 전체 중 1위를 차지했다. 코스피 지수 상승률(15.85%)의 10배가 넘는다.
주가 급등 부담에도 전망은 여전히 긍정적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위 분담금 인상 압박을 받은 독일 등이 수출을 줄이면서 빈 시장을 한국 방산 기업이 파고들 것이라는 예상 덕분이다. 변용진 iM증권 연구원은 “유럽 지역 군수물자 납품 대부분을 책임졌던 독일이 자국 무장 강화를 위해 수출보다는 내수에 우선순위를 둘 것으로 보인다”며 “독일 외 유럽 국가의 군수물자 공급 빈틈을 국내 방산 업체들이 침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남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중동과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한국 방산 업체들의 주요 수출 대상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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