찜통 더위로 끓어오른 주말, 전국 183개 폭염특보 지역 중 98%에 해당하는 180곳에 폭염 경보 또는 주의보가 발령됐다. 이들 지역은 낮 기온이 최대 40도에 달하고, 습도까지 높아 가만히 있어도 숨이 막히는 듯한 더위가 이어질 예정이다.
하지만 전국에서 단 2%에 해당하는 몇몇 지역 만큼은 이번 폭염에서 비켜 나 있다. 폭염특보 지도에서 색이 칠해지지 않은 곳, 즉 강원도 태백시와 제주도 산간 및 추자도가 그 대상이며 이 중 내륙 지역으로는 태백시가 유일하다.
폭염주의보는 체감온도가 33도 이상, 폭염경보는 35도 이상인 상태가 이틀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 내려진다.
올여름 가장 더웠던 이달 26일 기준, 태백시의 최고 체감온도는 32.5도로 폭염특보 기준을 넘기지 않았다. 같은 날 인근 정선군에서는 체감온도가 36.5도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태백은 명확히 폭염에서 벗어난 지역으로 보인다.
실제로 태백은 매년 여름철 '무(無)폭염 지역'으로 잘 알려져 있다. 8월 평균 최고기온이 26도에 불과하고, 평균 최저기온도 20도를 밑돌아 열대야도 찾아보기 힘들다.
이처럼 태백이 무더위에 강한 이유는 지형적 특성 때문이다. 주거지가 해발 약 900m에 자리 잡고 있어, 서울 남산(약 270m)보다 세 배 넘게 높은 고지대다. 고도가 높은 만큼 기온이 낮을 수밖에 없어 전국 도시 중에서도 유독 서늘한 여름을 보내는 셈이다.
태백의 낮 기온은 27일(일)은 32도, 28일(월)과 29일(화)은 각각 31도로 예보돼 앞으로도 당분간 폭염특보는 발령되지 않을 전망이다.
다만 여름철 중 가장 더운 시기가 8월이라는 점에서, 태백 역시 향후 폭염이나 열대야에 노출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실제로 기록적인 폭염이 기승을 부렸던 지난해 8월 1일 태백시에는 폭염특보가 내려진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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