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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백년 다 됐는데…’ 여주시 신청사 건립 가시밭길

市, 노후화·공간협소로 건립 추진

민주당 다수 시의회, 공사비 삭감

이충우 시장 "12만 여주시민 숙원

착공 늦어질수록 공사비 눈덩이"

준공된 지 46년 째인 여주시청 본관 전경. 사진 = 손대선 기자




여주시청 일자리경제과 소속 A주무관은 지난 21일 폭염 속에서 시청 별관과 본관을 세 차례 왕복했다. 본관에 잘못 배송된 행정 우편물을 수령하기 위해서다. 홍문동 본관으로부터 약 100m 떨어진 별관에 둥지를 튼 여주시청 공무원들에게 이런 일은 일상이다. 본관 공간이 부족해 민간 건물에 셋방살이를 하는 여주시 과(課)와 실(室)만 해도 15개다. A주무관은 “왔다갔다 하는 시간이 너무 아깝기도 하지만 민원인들이 사무실을 잘못 찾아 겪는 불편이 잦다”고 말했다.

24일 관련 지자체에 따르면 약 3000㎡ 규모의 여주시청 본관은 1979년 4월 준공돼 올해로 46년째다. 여주시청 본관은 경기도 내 31개 시·군 청사 중 가장 낡고 비좁은 시설 중 하나다. 본관 옆에 신관을 세우고, 별관과 시의회 일부 공간까지 사용하고 있지만 800여 명의 직원들이 머물기에는 비좁기 짝이 없다.

리모델링을 거친 덕에 안전등급은 B등급으로 양호한 편이다. 그럼에도 세월의 무게에 짓눌린 건물은 하루가 다르게 낡아가고 있다. 실제로 올 2월 안전 점검에서 계단 슬래브와 기계실 보 등의 콘크리트 균열, 철근 부식 등이 무더기로 발견돼 보수·보강을 해야만 했다.

여주시청 본관 4층 천장 마감재 누수 현장. 사진 = 손대선 기자


폭우라도 쏟아지면 4층 천장 마감재 사이로 빗물이 새 직원들이 대걸레로 이를 닦아내기 바쁘다. 철근 콘크리트 구조의 이 건물은 인접한 남한강의 아름다운 풍경과 동떨어진 ‘성냥갑’ 건물로, 어지간한 지자체 동주민센터보다도 못하다는 눈총도 받고 있다. 서울경제신문이 본관 일대에서 만난 시민들은 50면 안팎에 불과한 주차장 이용의 불편함과 함께 볼품없는 외관을 가장 큰 불만으로 손꼽았다.

신청사 건립의 필요성은 민선 8기 들어 본격 제기됐다. 2년 전 여주시가 시민 105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75.9%가 신청사 건립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여주시는 1520억 원을 투입해 여주역세권 주변에 2028년까지 지하 1층·지상 7층, 총 3만2000여㎡ 규모의 신청사 건립을 계획하고 있다.



여주시청 본관 휴계공간 균열. 사진 = 손대선 기자


하지만 신청사 건립은 좀처럼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과반을 점하고 있는 시의회의 반대 탓이다. 시의회는 지난 17일 임시회에서 2회 추경안을 심의하면서 시가 요청한 신청사 건립사업 공사비 50억 원을 전액 삭감했다. 지난달 말 정례회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졌다. 반대 이유는 민생경제 회복 우선과 사업비 부담 등이다. 청사 이전에 따르는 홍문동 일대 상권 위축 우려도 담겨있다.

반면 이충우 여주시장 측은 내년 지방선거를 앞둔 ‘발목잡기’란 입장이다. 이 시장은 “12만 여주시민의 숙원인 시청사 건립사업이 다수당의 정치적 셈법에 따라 좌초 위기에 처했다”며 “7월 추경을 통해 예산이 반영돼야 올해 말 착공 일정이 차질 없이 추진될 수 있다는 것을 여러 차례 설명했음에도 예산이 삭감된 것은 시민의 뜻과 행정의 책임을 저버리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이어 “공사 착공이 늦어질수록 공사비는 눈덩이처럼 불어나며 이는 고스란히 시민 부담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호소했다.

여주시청 신관과 시의회의 연결 통로에서 참새 2마리가 날아다니고 있다. 사진 = 손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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