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17개 대회에서 4승을 합작하며 메이저 타이틀 사냥에 나선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한국 군단이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에비앙 챔피언십(총상금 800만 달러)에서 24년 만에 ‘톱10’에 단 한 명도 이름을 올리지 못한 것이다.
13일(현지 시간) 프랑스 에비앙레뱅의 에비앙리조트 골프클럽(파71)에서 끝난 대회 4라운드. 가장 높은 순위에 오른 한국 선수는 최종 합계 8언더파 276타로 공동 14위에 오른 최혜진과 이소미였다. 공동 21위(6언더파)의 안나린, 공동 28위(5언더파)의 이미향, 공동 31위(4언더파)의 김효주 등이 뒤를 이었다.
이 대회에서 한국 선수들이 톱10에 입상하지 못한 것은 메이저 대회 승격 이전인 2001년 이후 24년 만이다. 메이저 대회 전체로 범위를 넓히면 가장 최근 사례는 지난해 6월 US 여자오픈 이후 약 13개월 만이다. 올해 앞서 치러진 세 차례의 메이저 대회에서는 셰브런 챔피언십 김효주의 준우승, US 여자오픈 최혜진의 공동 4위, KPMG 여자 PGA 챔피언십 최혜진·이소미의 공동 8위로 모두 톱10에 들었다. 메이저 대회 우승은 지난해 6월 KPMG 여자 PGA 챔피언십의 양희영 이후 나오지 않고 있다.
에비앙 챔피언십은 한국과 비슷한 산악 코스에서 열려 한국 선수들의 우승 기대가 큰 대회 중 하나다. 또 2인 1조 경기인 다우 챔피언십에서 이소미와 임진희가 우승을 합작한 직후라 아쉬움을 남겼다. 다만 이소미가 2라운드까지 선두를 달리는 등 선전한 것과 최근 4개 대회 연속 톱10의 최혜진이 이번 대회에서도 좋은 흐름을 이어간 것이 고무적이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의 황유민도 컷 통과 뒤 공동 49위(이븐파)로 마치며 희망을 봤다.
우승은 교포 선수 그레이스 김(호주)에게 돌아갔다. 최종 합계 14언더파 270타를 적어낸 그는 2차 연장전 끝에 지노 티띠꾼(태국)을 제치고 첫 메이저 우승을 차지했다. 그레이스 김은 18번 홀(파5)에서 치러진 1차 연장에서 세컨드 샷이 페널티 구역으로 빠졌지만 칩샷 버디로 위기에서 벗어났고 2차 연장에서는 약 3m의 이글 퍼트를 넣어 극적인 우승을 완성했다. 우승 상금은 120만 달러(약 16억 5000만 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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