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나 고양이처럼 사람과 밀접하고 상호작용이 가능한 반려동물이 노년기 뇌 인지기능 저하를 늦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공개됐다. 반면 물고기나 새를 기를 경우에는 별다른 관련성이 확인되지 않았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5일(현지시간) 보도를 통해 스위스 제네바대학교 심리학과 아드리아나 로스테코바 연구진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연구를 발표했다고 전했다. 해당 결과는 지난 5월 30일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츠’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유럽 건강과 은퇴 조사(SHARE)' 8차 조사 데이터 18년 치를 활용해, 50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반려동물 보유 여부와 인지기능 저하 사이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특히 반려동물의 종류가 어떤 차이를 가져 오는지에 초점을 맞췄다.
분석 결과 개나 고양이를 기르는 이들은 반려동물을 키우지 않는 이들보다 인지기능 감퇴 속도가 더디게 나타났다. 반면 물고기나 새를 키우는 경우, 인지기능 변화와 의미 있는 연관은 보이지 않았다. 단순히 반려동물이 있느냐 없느냐보다는 어떤 반려동물이냐에 따라 영향이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연구진은 물고기의 경우 수명이 짧아 정서적 유대 형성이 제한될 수 있고, 새는 울음소리가 수면 질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해석했다.
앞서 진행된 연구에 따르면 개와의 교감은 인간의 전전두엽 활성화를 유도해 집중력을 향상시키고, 고양이와의 상호작용도 전전두엽 피질과 하부 전두엽의 활동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동물들이 제공하는 사회적 자극이 뇌 건강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결과는 반려동물이 건강한 노화를 도울 수 있다는 점을 뒷받침하며, 고령층이 어떤 동물을 곁에 둘 것인지 결정할 때 참고할 만한 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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