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오는 9월 3일 베이징에서 열리는 ‘전승절’ 행사에 이재명 대통령의 참석 의사를 타진하는 것에 대해 홍콩 매체는 이 대통령이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을 내놨다.
홍콩 성도일보는 지난 1일 2015년 9월 3일 베이징 톈안먼광장에서 열린 ‘중국인민 항일전쟁 및 세계 반 파시스트전쟁 승리 70주년 대회(전승절)’를 되짚으며 올해 전승절 행사를 둘러싼 국제 상황을 점검했다.
당시 70주년 전승절 열병식 행사에는 러시아·베트남·벨라루스·캄보디아·이집트·카자흐스탄·키르기스스탄·남아프리카공화국·베네수엘라·콩고·수단 등 중국의 우방국 정상들과 한국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했다.
성도일보는 "이 국가들 중 절대다수는 비 서방 진영에 속해있으며, 모두 베이징을 치켜세우고 해방군(중국군)의 병력이 강대함을 보기 위해 온 것"이라며 “유일하게 열병식에 참석한 미국 동맹국(정상)은 한국 대통령 박근혜였다”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의 참석에 대해 성도일보는 “중한 관계가 당시에 좋았고 일한 관계는 나빴는데, 중국과 한국은 역사적으로 일본으로부터 심각한 피해를 봤다”며 “보도에 따르면 박근혜는 당시 미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중국을 방문했다”고 돌아봤다.
이어 신문은 “10년 후 중국과 한국은 밀월기와 작별했다”며 “비록 한국이 대통령을 바꿨고 양국 관계에 약간의 개선이 있지만, 이재명 대통령이 9월 3일 베이징에 오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성도일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역시 참석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일본 교도통신은 중국이 최근 트럼프 대통령을 열병식에 초청했다고 보도했다. 성도일보는 “트럼프가 초청에 응해 톈안먼 열병식에 참석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중미 관계가 10년 전보다 훨씬 나빠졌다”고 전했다. 이어 “당시 열병식에 참석한 미국 대표는 주중대사뿐이었고 특사조차 파견하지 않았는데, 이번에 대통령이 직접 와서 추켜세울 가능성은 작다”며 “중국과 미국이 2차대전에서 함께 싸웠지만 미국과 일본은 현재 동맹국이고, 트럼프가 아무리 특이한 행동을 해도 동생(일본)의 감정을 상하게 할 일을 할 가능성은 작다”고 예상했다.
성도일보의 기사는 중국이 최근 이 대통령의 전승절 참석이 가능한지 외교 채널을 통해 한국 정부에 문의했다고 한국 매체들이 2일 보도한 전날 나왔다.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최근 여러 계기에 이 대통령의 전승절 참석이 가능한지 외교 채널을 통해 한국 정부에 문의했다. 정부는 과거 사례와 한중 관계, 한미 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이 대통령의 참석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후허핑 중국공산당 중앙선전부 부부장은 지난달 24일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관련 국가의 지도자와 전직 요인, 고위급 당국자, 국제기구의 주요 책임자, 외국 사절(대사), 무관, 국제기구 중국 주재 대표를 초청할 것”이라며 각국 정상을 초청 계획을 밝혔으나 구체적 명단은 아직까지 소개하지 않고 있다.
현재까지 전승절 참석 의사를 밝힌 곳은 중국의 최대 우방으로 꼽히는 러시아 뿐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8월 31일∼9월 3일 중국을 방문해 전승절 행사에 참석한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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