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부동산 시장이 기존의 핵심 산업이던 ‘관광’에 이어 ‘첨단’과 ‘문화’의 색을 더하고 있어 지역 경제에 활력이 돌고 있다. 업계에서는 부가가치가 높은 산업이 대거 집중되는 만큼, 향후 강릉만의 ‘도시 프리미엄화’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미지 <강릉 천연물 바이오 국가산업단지 조감도>
최근 강릉시를 달구는 대표 호재는 단연 ‘천연물 바이오 국가산업단지’가 꼽힌다. 구정면 금광리 일대에 국가산단 93만㎡와 일반산업단지 및 배후단지 216만 2,000㎡ 등 총 3150필지 308만 8,000㎡를 조성할 계획이다. 지난 2023년 3월 국가산단 후보지로 지정된 천연물 바이오 국가산단은 사업시행사인 LH와 사업타당성 분석 용역에 속도를 내며 올해말까지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 통과를 목표로 두고 있다.
시는 사업 가속화를 위해 지난해까지 사업비 500억원을 들여 195필지 토지를 매입했으며 올해도 사업비 50억원을 투입해 추가 매입에 나서는 등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히, 예비타당성 통과 관건이 입주기업들이 얼마나 많은지에 달려 있다고 보고 입주의향서를 접수 중이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올 5월 기준으로 255곳이 입주의향을 밝혔으며 이중 의료, 식품 등 국내 중견 기업들도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릉시는 2023년부터 2045년까지 3단계에 걸쳐 옥계항을 환동해권의 핵심 항만으로 육성하는 대규모 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1단계에서는 현재 옥계항이 다루는 광석과 화학제품 중심 부두를 앞으로는 컨테이너 화물도 처리할 수 있도록 기능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 같은 내용은 올해 연말 해양수산부가 확정할 제4차 항만기본계획 수정안에도 반영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옥계항이 컨테이너 부두로 전환되면, 첨단 산업의 해양 물류 거점 역할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 강릉 새롭게 할 다양한 산업 속속 대기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강원 동해안 지역 발전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이 ‘강릉에서 뻗어나가는 빅5 문화강국 대한민국’을 공약하면서 앞으로 어떤 정책을 펼쳐나갈지 주목되고 있다. 영화와 음악, 게임 등 새로운 컬처의 중심도시로 조성해 365일 창조적 웨이브 문화 공연이 이어지도록 할 계획이다. 또한 웹툰과 영화 스튜디오, 동북아 엔터학교 등을 신설하고 세계 게임대회 개최 지원 등도 지원한다는 전략이다.
이와 함께 균형 잡힌 하계·동계 체육 및 레거시(유산) 사업을 위한 지원 체계를 구축하는 등 동계올림픽 유산 지원을 위한 근거법 마련도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기존 강릉 경제의 중심 축인 관광 산업과도 시너지를 낼 전망이다. 강원특별자치도가 발표한 ‘2024년 12월 관광 동향 분석’에 따르면 강릉은 작년 12월 244만 5,464명이 들려, 도 내에서 1위를 기록했다. 관광 성수기인 작년 8월에도 384만 308명이 강릉을 찾아 1위를 차지했다. 올해도 각종 행사가 이어지고 있어 관광객들의 발걸음을 끌 전망이다. 강릉 해수욕장은 6월 28일 경포를 시작으로 문을 열었고, 축제도 꾸준히 열린다. 지난 5~6월 기준으로 축제만 따져도 강릉단오제, 차문화 축제, 명주군왕능향대제 전야제, 강릉마블 미식축제 등이 개최됐고, 전시, 행사, 공연, 체험 등까지 합치면 매월 하루도 빠짐없이 즐길 거리가 가득하다. 7월부터 열리는 ‘제2회 강릉 버스킹 전국대회’도 단연 화제다.
여기에 강릉으로 접근성 역시 더욱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분다. 현재 강릉역은 서울, 부산 등 전국에서 사람들의 발걸음을 끌고 있으며, 특히 강릉의 교통 체계는 내년 10월 예정된 2026 ITS(지능형 교통체계) 세계총회 개최 이후 더욱 업그레이드될 것으로 전망된다. 강릉시 올림픽파크 일원에서 글로벌 교통전문가와 기업 등이 참여해 스마트 교통기술 등을 선보이며 정보를 교류하는 행사다. 최근에는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한국도로교통공단, 교통신호 분야 민간 전문기업들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협력체계 구축에 나섰다. 자율주행, 스마트신호 등 미래 교통기술의 중심도시로 발돋움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역 관계자는 “강릉은 이미 강원도 내에서 가장 많은 내방객들이 들리는 지역이라 관광 1번지 역할을 강화하고 있으며, 호텔신라 신라모노그램 7월에 오픈하는 등 숙박시설도 프리미엄화 되고 있다”라며 “첨단 산업, 문화 산업 조성 ITS 세계총회 등으로 인해 강릉의 위상도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 강릉 부동산 가치도 주목
강릉 경제가 활기를 보이자 지역 부동산도 함께 주목받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 1~4월 강릉시의 지가 상승률은 0.66%로 도 내에서 2위를 기록했다. 강북구(0.56%) 등 최근 집값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 서울 보다도 상승폭이 크다.
아파트 가격 상승세도 거침없다. 견소동 ‘오션시티 아이파크(2026년 8월 입주 예정)’ 전용면적 84㎡는 올해 5월 6억 3,933만원에 거래되며, 2022년 호황기 당시 거래 가격을 웃돌고 있다. 이는 강릉시 아파트 입주예정 물량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와 내년은 1,000가구대 입주가 예고되어 있고, 이후 2027년은 500여 가구, 2028년에는 200여 가구로 입주를 예고해 아파트 공급 절벽이 본격화된다.
이에 따라 향후 공급을 앞둔 신축 아파트의 희소성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며, 2026년 상반기, 경포지구에 공급을 추진 중인 1,500여 세대 대규모 주거단지가 주목받고 있다.
지역 부동산 관계자는 “강릉은 관광, 첨단, 문화 등 이른바 3색 산업의 발전과 더불어 각종 개발 호재가 이어지면서 실수요자와 투자자들의 관심이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며 “앞으로도 도시의 프리미엄 가치가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강릉 부동산 시장의 성장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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