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이 되면 사우디아라비아의 모든 석유발전소는 문을 닫습니다.”
사우디 최대 민간 발전사인 ACWA의 모타나 알 오다이브 사업개발처장은 19일(현지 시간) 기자들과 만나 사우디의 에너지믹스 전환 계획을 소개하며 이같이 말했다. 땅만 파면 기름이 나오는 나라가 탈석유를 선언한 것이다. 사우디는 탄소 중립 달성을 위해 석유발전소를 축출하고 빈자리에 신재생에너지와 첨단 가스복합발전소를 채워넣을 방침이며 이 과정에서 한국과 협력을 확대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사실 사우디에 석유발전소를 수년 내 완전 폐쇄하겠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현재 사우디의 석유발전 설비용량은 49.6GW로 1.4GW 대형 원전 35개분에 달하기 때문이다.
쉽지 않은 목표임에도 사우디 정부의 의지는 확고하다. 앞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는 2016년 포스트 오일 시대를 대비한 ‘비전 2030’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에너지 분야에서는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발전 비중을 50%로 확대하고 석유발전소는 향후 수소발전 설비로 전환할 수 있는 가스복합발전소로 교체하겠다는 내용이 채택됐다. 원전 신설도 검토 중이다.
ACWA는 사우디가 전력 설비를 급속도로 확대하는 과정에서 한국과의 협력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야시르 마흐무드 ACWA 부사장은 “한국의 산업·투자·장비는 사우디 발전 사업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며 “한국전력공사는 ACWA 최적의 파트너”라고 강조했다.
모타나 처장은 한국이 대표 수주하지 않은 사업에서도 한국의 장비와 기술이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모타나 처장은 “가스복합발전소를 짓는 ‘타이바·카심 프로젝트’의 경우 핵심 설비인 보일러와 터빈을 한국 기업에서 조달할 예정”이라며 태양광, 풍력발전, 에너지저장장치(BESS) 프로젝트에서도 한국 기업의 참여를 원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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