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휴전을 거부하고 우크라이나에 공세를 퍼붓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연일 비난하고 나섰다. 푸틴 대통령이 약속했던 평화협정 각서 작성을 무시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며칠 안으로 기존 입장을 뒤집는 대(對)러시아 추가 제재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27일(현지 시간) 자신이 운영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리고 “푸틴 대통령이 깨닫지 못하는 것은 내가 없었다면 정말 나쁜 많은 일들이 러시아에 일어났을 것이라는 점”이라며 “그는 불장난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5일에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며 민간인까지 공격하자 푸틴 대통령을 겨냥해 “완전히 미쳤다”고 말한 바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 포로 1000명씩을 교환하는 방안에만 합의한 채 휴전 협상은 뒤로 하고 연일 키이우 등에 맹공을 퍼붓고 있다.
이와 관련 같은 날 CNN은 백악관 관계자와 미국 관료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이달 19일 푸틴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나눌 때 약속받은 평화협정 각서를 아직도 못 받았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폭격에 분노를 표출하면서 며칠 안에 새로운 제재안을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이 몇 주 전부터 마련한 대러시아 추가 제재안을 승인하지 않으면서도 25일 ‘러시아에 대해 더 많은 제재를 가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는 “분명히 그렇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전까지 자신이 제시한 종전 평화 협상에 러시아가 발을 떼는 상황을 걱정하면서 추가 제재 카드에 대한 언급을 자제했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공화당 소속 린지 그레이엄 연방 상원의원은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 기고를 통해 상원의원(총 100명) 82명이 동참한 가운데 발의된 대러시아 제재 법안을 거론하며 “푸틴 대통령이 계속 장난을 친다면 상원은 행동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레이엄 의원은 푸틴 대통령을 ‘모스크바의 깡패’라고 표현하면서 “우리는 지금까지와 다른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레이엄 의원과 민주당 소속 리처드 블루먼솔 상원의원이 공동 발의한 추가 제재 법안은 러시아산 원유와 우라늄 등을 구매하는 국가가 미국에 수출하는 물품에 500%의 관세를 부과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러시아는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침공 개시 이후 중국·인도 등에 원유와 천연가스 등을 이전보다 싼 가격에 수출해 외화를 확보하는 방법으로 서방의 제재를 극복하고 있다.
그레이엄 의원은 “중국이나 인도가 값싼 석유 구매를 중단한다면 푸틴 대통령의 전쟁 기계는 완전히 멈춰 설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그에게 휴전을 위한 요구 사항을 정리한 문서를 달라고 요구했는데 러시아가 어떻게 반응하는지 보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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