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가 고(故) 오요안나 기상캐스터에 대한 직장 내 괴롭힘 가해자로 지목된 기상캐스터 A씨와의 계약을 해지했다.
21일 MBC는 전날 A씨와의 계약을 종료했다고 밝혔다. 이는 고용노동부가 19일 특별근로감독을 통해 고인에 대한 괴롭힘 행위가 있었다고 판단한 데 따른 조치다.
노동부는 고인이 2021년 입사 후 업무상 지도·조언을 넘어선 부당한 행위가 반복됐다고 확인했다. 대표적 사례로 고인이 2022년 tvN ‘유 퀴즈 온 더 블록’ 기상캐스터편에 출연하게 되자 한 선배가 공개석상에서 “네가 유퀴즈에 나가서 무슨 말을 할 수 있어”라고 비난한 일 등을 들었다.
노동부는 고인이 사회 초년생이었던 점, 업무상 필요성을 넘어선 불필요한 발언이 반복된 점, 고인이 지인들에게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고 유서에 구체적 내용을 남긴 점 등을 고려해 괴롭힘으로 판단했다.
다만 노동부는 기상캐스터 업무 특성상 고인을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고 해당법의 '직장 내 괴롭힘' 규정은 적용할 수 없다고 결론지었다.
MBC는 노동부 발표 이후 ‘뉴스데스크’를 통해 “오요안나씨에게 괴롭힘 행위가 있었다는 고용노동부 판단을 무겁게 받아들인다”며 “관련자 조치와 함께 조직문화 전반을 개선하겠다”고 밝히며 유족에게 사과했다.
오 전 캐스터는 지난해 9월 28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으며 3개월 후에야 부고가 알려졌다. 고인의 휴대전화에서 발견된 유서에는 함께 근무했던 복수의 기상캐스터 이름과 함께 이들로부터 부당한 비난과 인격 모독을 겪어왔다는 내용이 담겼다.
현재 유족은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가해자로 지목된 1명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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