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북부와 남부 전역에서 대규모 지상작전에 돌입했다. ‘기드온의 전차 작전’으로 이름 붙인 이번 작전은 하마스를 무너뜨리고 살아 있는 인질을 구출하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동시에 하마스에 “인질을 풀지 않으면 더 큰 공격이 온다”는 경고 메시지도 던진 것으로 해석된다.
이스라엘군은 18일(현지시간) “예비군을 포함한 병력이 북부 베이트 라히아, 자발리아 난민캠프, 남부 칸 유니스 등에서 광범위한 지상작전을 개시했다”고 발표했다. “수십 명의 무장세력을 제거하고 주요 지점을 확보했다”고도 덧붙였다.
가자 보건부는 이날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하루 동안 50명 이상이 숨졌다고 밝혔다. 남부 알마와시 난민캠프에서는 새벽부터 이어진 공격으로 최소 22명이 사망했고, 공습 여파로 북부의 마지막 공립병원인 인도네시아 병원도 문을 닫았다. 현재 북부 지역에 운영 중인 병원은 없는 상태다.
이스라엘은 지난 4일 가자지구 전체를 다시 점령하겠다고 밝히며 이번 지상작전을 예고했고, 지난주부터 하마스 시설 수백 곳을 사전 타격하며 압박 수위를 끌어올려 왔다.
지상작전과 함께 인질 석방 협상도 계속 진행되고 있다. 이스라엘 총리실은 “도하에서 열린 협상에서 위트코프 특사가 제시한 일시 휴전안과 전쟁 종식을 포함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도 전날 “협상 진전을 위해 작전 규모를 조정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스라엘이 내세운 조건은 현실화되기 쉽지 않다는 평가가 많다. 인질 전원 석방, 하마스 지도부 추방, 가자지구 내 무장해제 등이 모두 충족돼야 한다는 게 이스라엘의 입장이기 때문이다. 하마스는 “이스라엘은 전쟁을 멈출 의사도 없이 인질 석방만 요구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스라엘 측 고위 관계자 역시 “협상에 별다른 진전은 없다”고 밝혔다.
하마스는 인질 전원 석방의 조건으로 △팔레스타인 수감자 석방 △이스라엘군 완전 철수 △지속적인 구호물자 반입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은 이날 가자지구에 대한 식량 반입을 일부 허용하겠다고 발표했다. 3월 초부터 봉쇄 상태였던 가자지구에는 이날부터 제한적인 식량이 들어가기 시작했다. 총리실은 “군의 권고에 따라 가자 주민들에게 최소한의 식량은 전달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국제사회는 이 조치가 보여주기식에 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장 노엘 바로 프랑스 외무장관은 “식량 지원은 즉시, 충분한 양으로, 방해 없이 이뤄져야 한다”며 “기근을 막기 위한 실제 행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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