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수사관 2명 모집에 수십 명이 지원하면서 경쟁률이 두 자릿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공수처 강화를 약속한 것과 관련해 이른바 ‘대선발(發) 훈풍’의 영향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수처가 지난 9일까지 6급 수사관 2명에 대한 공개 모집을 실시한 결과 10대 1 이상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공수처는 그동안 검사 등 줄퇴사에 따라 해마다 상·하반기 공개 채용에 나섰다. 하지만 출범 초기를 제외하면 해마다 경쟁률은 한 자릿수에 머무른 것으로 전해졌다.
공수처 관계자는 “정확한 수치를 밝힌 수는 없다”면서도 “전직 검찰 수사관은 물론 변호사 등 지원자가 크게 몰린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공수처 사정에 밝은 한 법조계 관계자도 “한 때 공수처 지원자가 크게 줄었으나 최근에 사뭇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대선 이후 공수처 인력이 크게 늘어나고, 수사 범위도 넓혀지는 등 기대감이 높아진 영향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대선 이후 공수처의 위상이 커질 수 있을 가능성에 지원자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22대 국회 들어 공수처 인력·수사권 강화 등을 내용으로 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개정 법률안이 민주당 의원들 주도로 연이어 발의된 바 있다. 이들 법안에는 공수처가 ‘고위공직자의 모든 범죄에 대한 영장청구·기소권을 행사할 수 있다’거나 ‘검사 정원을 300명 이내로 확대한다’는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6급 수사관 2명 채용이 완료될 경우 공수처는 일단 수사관 정원(40명)은 채우게 된다. 하지만 검사 임용이 늦어지고 있는 탓에 고질병인 ‘인력난’ 해소까지는 다소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처·차장을 비롯한 공수처 검사 정원은 총 25명이다. 반면 지난해 9월과 올 1월 각각 검사 3명(부장검사 1명, 평검사 2명)과 4명(부장검사 1명, 평검사 3명) 등 총 7명의 신규 검사 임명을 제청했으나 임용이 이뤄지지 못했다. 이에 따라 현재 공수처 재직 중인 검사는 14명으로 정원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
공수처 관계자는 “작년 9월과 올해 1월 제청한 신규 검사 임용조차 이뤄지지 못하면서 신규 검사 채용 공고도 올리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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