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073240)는 생산량의 약 20%를 담당하는 광주공장이 화재로 가동이 중단되면서 매출에 큰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커졌다. 최대 시장인 유럽 수출 차질은 물론 국내 시장에 공급할 타이어 생산도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만약 금호타이어가 공장 재건축이 아닌 이전까지 고려하면 공급 차질 사태가 장기화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18일 타이어업계와 금호타이어에 따르면 광주공장은 1일 약 3만 3000본을 생산하고 있다. 광주공장은 유럽과 미국, 국내 시장의 견조한 타이어 수요에 힘입어 지난해 1200만 본을 생산했다. 사실상 월 100만본씩 생산하며 사실상 풀가동을 하고 있는 공장이다. 광주공장이 생산한 물량은 지난해 전체 타이어 물량(6139만 본)의 20%에 달한다. 광주공장이 가동되지 못하면 산술적으로 매출액의 20%의 손실을 보는 셈이다.
금호타이어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4조 5381억원, 영업이익 590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에 비해 매출액 12.3%, 영업이익 43.7% 증가한 호실적이다. 금호타이어는 올해 경영목표로 ‘매출 5조원 달성’을 제시했지만 이번 화재로 인해 달성은 요원해질 전망이다. 광주공장이 6개월 안에 복구되어 정상 가동되어도 약 600만 본, 전체 물량의 10%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광주공장이 수익성이 높은 고인치·고성능 타이어를 생산하는 공장인 점을 감안하면 매출 타격은 더 클 수도 있다.
문제는 화재로 인한 금호타이어의 생산 차질이 장기화될 수도 있다는 점이다. 금호타이어는 광주공장을 전남 함평군으로 이전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동시에 증가하는 유럽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현지 공장을 설립하는 방안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었다. 이 때문에 금호타이어가 이번 화재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글로벌 생산 기지 재편을 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금호타이어가 광주공장을 재건축하는 대신 공장 이전과 유럽 신공장 건설 등에 나서면 생산 차질이 길어질 수 밖에 없다. 다만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현재는 사고 수습에 집중하고 있다”며 공장 이전 문제 등에는 선을 긋고 있다.
정일택 대표이사도 사고 수습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이날 광주공장 화재 현장에서 "대피해 계신 광주 공장 인근 주민분들 불편이 최소화되도록 노력하겠다"며 "화재 피해 복구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사과문을 발표했다. 정 대표는 “진심으로 깊이 사과드린다”며 “원인을 정확하게 파악해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금호타이어는 △국내 3개 공장(광주·곡성·평택) 2730만본 △중국 3개 공장(난징·톈진·창춘) 1880만본 △베트남 1310만본 △미국 330만 본 공장 등 총 8개 생산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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