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16일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3년 만에 처음으로 진행한 대면 평화회담에서 양측 포로를 1000명씩 교환하는 데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 국영 스푸트니크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측 협상 대표인 블라디미르 메딘스키 크렘린궁 보좌관은 이날 협상 직후 성명에서 “대표단은 우크라이나와의 협상 결과에 만족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양측이 포로를 1000명씩 교환하기로 했다”며 “우크라이나와 휴전안 제시 후 협상 계속할 것"이라고도 전했다. 우크라이나 협상단 수석 대표인 루스템 우메로프 국방장관 역시 이같은 포로 교환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다만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영토 관련 요구에는 강력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우크라이나 소식통들은 주요 외신에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통제 중인 영토에서 군대를 철수할 것을 요구했다"며 "이는 이전에 논의됐던 수준을 훨씬 넘어서 현실과 동떨어진 내용들이자 처음부터 협상이 불가능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날 대면 회담은 2시간 만에 종료했다.
양국 대표단이 대면한 것은 2022년 3월 러시아의 전면 침공 직후 열린 회담 이후 처음이다. 장기전의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됐던 이날 회담은 시작 전에 기대감이 크게 꺾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동 순방을 마무리하면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내가 직접 만나기 전에는 어떤 진전도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한편 미국과 러시아는 양국 간 정상회담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푸틴 대통령과의 만남에 대한 질문에 “준비되는 대로 실제로 여기를 떠나 (그곳으로) 갈 것”이라며 정상회담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크렘린궁도 “그런 회담은 의심할 여지 없이 필요하다”고 논평했다. 다만 양측 모두 구체적인 시기를 특정하지는 않았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이스탄불 대면 협상에 블라디미르 메딘스키 크렘린궁 보좌관을 단장으로 하는 대표단을 파견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이 직접 협상에 참여할 것을 요구하고 트럼프 대통령도 이스탄불을 방문할 경우 3자 정상회담이 성사될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이스탄불 정상회담은 끝내 불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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