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16일 충청을 찾아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견제할 수 없다”며 “내게 표심을 몰아달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지지율 반등이 시급한 이 후보는 연일 대학생들을 만나며 청년 세대 끌어 안기에 집중했다.
이 후보는 이날 충남 천안의 단국대를 찾아 아홉 번째 ‘학식먹자 행사’를 진행했다. 이 후보는 학생들과 ‘건강보험료’ ‘이민정책’ 등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며 자신이 젊은 세대를 대변할 적임자임을 부각했다.
이 후보는 “국민연금이 오르고 건보료도 곧 오를 텐데 주식담보대출 등을 갚으면 젊은 세대는 월급의 70~80%가 날아간다”며 “무조건 가처분소득을 늘리는 방향으로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말했다. 또 외국인 인력 없이 지탱이 안 되는 농업의 현실을 지적한 이 후보는 “이민정책도 전향적으로 열릴 수밖에 없다”며 “숙련된 기능공들이 국내에 정착해 살아가는 게 중요하고 이는 지방 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에는 홍성의 충남도청과 천안 중앙시장을 차례로 찾아 주민들과 주파수를 맞췄다. 이 후보는 “국가 재정이 어려운 상황 속에서 사회간접자본(SOC) 공약을 남발하는 건 오히려 현실성이 없다”며 대통령 집무실과 국회의사당을 통합한 세종 행정수도 완성, 광역철도망 구축, 과학기술인들에 대한 처우 및 연금 개선 등을 충청권 공약으로 제시했다. 그는 “2030세대를 중심으로 한 지지가 윗세대로 전파되는 과정”이라고 평가하며 “사표 방지 심리가 무너지면 큰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고 지지를 당부했다.
김 후보와의 단일화 가능성에는 여전히 거부감을 보였다. 그는 국민의힘이 주도하는 단일화 논의에 대해 “의지도, 의도도, 실질적 효과도 없을 것”이라며 “단일화 협상에 대한 요구 조건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 후보는 이날 글로벌 디지털 자산 유치를 위해 부산에 ‘데이터 특구’를 도입하겠다는 공약도 내놓았다. 특구에 입주한 업체에 한해서는 기업의 명시적 동의 등을 거쳐야 압수수색 영장 집행이 가능토록 법적 요건을 강화하고, 글로벌 기업의 자국 인허가 기준을 최대한 인정해 구글·애플 등의 데이터센터(IDC)를 유치하겠다는 복안이다. 이 후보는 “이재명 후보가 해남에 인공지능(AI) 디지털 데이터센터를 유치하겠다는 공약을 내놓았지만 해남은 해저케이블이 지나가는 공간이 아니다”라면서 “누가 써준 걸 공약으로 발표하는 것 아닌가”라고 견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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