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카·간사이 만국박람회에서 한국 대표 보리 탄산음료 '맥콜'이 판매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제조사가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구 통일교) 계열 기업이라는 이유에서다.
15일(현지시간) 일본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지난달 14일 개막한 오사카 엑스포 박람회장 내 한국 제품 판매 부스에서 맥콜 판매가 전면 중단됐다. 논란은 각종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해당 부스에서 통일교 관련 기업 제품이 판매되고 있다는 사진이 확산되며 촉발됐다. 일본국제박람협회는 즉각 사실 확인에 나섰고, 도쿄에 본사를 둔 한국 식품 수입·유통 업체는 자발적으로 판매를 중단했다. 협회 측은 "해당 업체가 맥콜의 제조원이 통일교 계열사인 것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맥콜은 통일교 계열사인 식음료 기업 '일화'가 1982년 출시한 제품이다. 현재 미국, 일본, 러시아, 호주,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세계 각국에 수출되고 있으며, 지난해 말 기준 누적 판매량 64억 캔을 기록한 글로벌 음료 브랜드다. 산케이는 맥콜에 대해 "마니아층이 있는 한편 독특한 맛 때문에 '세계에서 가장 맛없는 콜라'라는 별명도 있다"고 전했다. 1980년대 일본에서 널리 판매됐고 가수 조용필이 출연한 광고가 방송된 시기도 있었으나, 캔 파열 사고 이후 현재는 일부 한인 슈퍼마켓에서만 제한적으로 유통되고 있다고 부연했다.
통일교는 1954년 한국에서 설립됐으며 1964년부터 일본에서 종교 법인으로 활동했다. 그러나 신도들에게 고액 헌금을 강요하거나 '영적 물건'을 명목으로 한 물품 강매 등 논란이 지속됐다. 특히 2022년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 총격 사건 이후 논란이 격화됐다. 범행 가담자가 "어머니가 통일교에 거액을 기부해 가정이 파탄 났다"고 밝혀 일본 사회에 큰 파장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도쿄지방재판소는 지난 3월 문부과학성의 가정연합 해산명령 청구를 받아들여 해산 명령을 내렸다. 재판부는 헌금 피해자가 최소 1500명을 넘고 피해액도 204억엔(약 2000억원)에 이른다며 종교법인법을 근거로 해산을 명령했다. 가정연합 측 법률 대리인인 도쿠나가 신이치 변호사는 이번 맥콜 판매 중단에 대해 "외국 제품까지 배제하는 것은 과잉 반응이며 혐오 표현이라고도 할 수 있다"며 "일본인은 사회적 편견의 무서움에 대해 냉정히 생각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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