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진 네이버 창업자의 오른팔로 꼽히는 최인혁 전 최고운영자(COO)가 신설되는 테크비즈니스 부문 대표로 복귀한다. 지난 2021년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도의적 책임을 지고 물러난 뒤 4년 만이다. 네이버는 본격적인 글로벌 진출을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는 설명이지만, 논란의 중심이 됐던 인사가 다시 회사로 돌아오는 것이어서 내부 반발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16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 노조는 입장문을 통해 “직장 내 괴롭힘 사건의 책임이 있는 최 전 COO 복귀에 반대한다”며 “최 내정자의 복귀 반대를 위해 노동조합이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네이버는 최고경영자(CEO) 직속 테크비즈니스 부문을 신설하고 신임 대표에 최 전 COO를 내정했다고 밝혔다. 테크비즈니스 부문은 인도·스페인 등 신규 시장 개척 및 헬스케어 사업을 담당하게 된다.
최 내정자는 네이버 설립 초창기 멤버 중 한명으로,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인물이다. 네이버 COO와 네이버파이낸셜 대표를 겸직하던 그는 2021년 네이버에서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해 한 직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자 경영진의 일원으로서 도의적 책임을 지고 물러난 바 있다. 당시 가해자로 꼽힌 임원과의 친분이 논란이 되자 네이버 노조가 최 전 COO 퇴진 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네이버가 “새로운 글로벌 시장과 헬스케어 분야에서 성공적인 도전을 이어 나가기 위해 풍부한 경험과 전문성을 갖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최 내정자의 복귀 배경을 설명했으나, 내부 반발이 상당할 것으로 분석된다. 네이버 노조는 오는 19일 최 내정자의 복귀를 반대하는 피케팅 시위에 나선다.
노조는 입장문에서 “얼마 전 사측은 일부 임원을 대상으로 한 비공식적 자리를 마련해 최 전 COO의 해명 자리를 만들었다”며 “회사 소속도 아닌 사람을 위해 해명 자리를 만드는 것도 납득하기 어렵다”고 규탄했다. 그러면서 “특정 개인을 향한 공격이 아닌, 구성원이 정서적으로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노조의 책무 때문”이라며 “직장 내 괴롭힘을 방조한 경영진과 회사의 책임이 없는 일처럼 치부되면 안되기 때문에 최 전 COO의 복귀를 거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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