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무부가 모든 국가에 중국 화웨이의 인공지능(AI) 칩 ‘어센드’ 사용을 중단한다고 밝힌 것에 대해 중국 당국이 강력 비판하며 보복 조치를 예고했다. 미중 양국이 관세전쟁에서 휴전에 돌입했지만 첨단 반도체 수출 통제 등을 둘러싼 대립은 이어지는 양상이다.
허융첸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15일 브리핑에서 “미국이 수출 통제 조치를 남용해 중국 반도체 산업에 근거 없는 죄명으로 제한을 가한 것은 중국 기업의 정당한 권익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글로벌 반도체 산업·공급망 안정을 위협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이런 조치는 양국 기업의 장기적·호혜적이고 지속가능한 협력·발전에 이롭지 않다”며 “중국은 미국이 즉각 잘못된 처사를 바로잡기를 촉구하고, 단호한 조치를 취해 중국 기업의 정당한 권익을 수호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13일 미 상무부 산업안보국(BIS)은 성명을 내고 국가별 등급에 따른 AI 수출 통제 정책 폐기를 공식 발표하면서 “전 세계 어디에서든 화웨이의 어센드 칩을 사용하면 미국의 수출 통제를 위반하는 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허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미국이 수입 자동차·알루미늄에 대한 무역확장법 232조 관세 부과와 수입 의약품에 대한 232조 조사에 나선 것을 두고 “전형적인 일방주의·보호주의 행위”라며 “조속히 232조 관세 조치를 중단하고 평등한 대화를 통해 각 당사자의 우려를 적절히 해결하기를 촉구한다”고도 말했다.
중국 당국이 지난달 초 희토류 수출 통제 조치를 내놓은 이후 폭스바겐용 전기차 모터 자석 제조업체들에 수출 허가를 내줬다는 보도에 대해서는 “현재 제공할 수 있는 정보가 더 없고, 더 소식이 있으면 제때 발표하겠다”고만 답했다.
그는 이날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통상장관회의가 열리고 있는 제주에서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리청강 중국 상무부 국제무역담판대표 겸 부부장 등이 양자 회담에 나선 것과 관련한 질문에도 “제공할 수 있는 정보가 없다”며 답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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