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산리오가 캐릭터 사업 성과에 힘입어 본격적인 외형 확장에 나선다. 헬로키티와 시나모롤, 쿠루미 등 인기 캐릭터 IP(지적재산권)를 기반으로 향후 10년 간 영업이익을 매년 10%씩 확대하겠다는 목표다.
14일(현지 시간)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산리오는 전날 해외 사업 강화와 타사 IP 협업 확대를 골자로 하는 중기 경영 계획을 발표했다. 현재 1조 5000억 엔 수준인 회사의 시가총액도 2035년까지 5조 엔으로 높일 계획이다.
산리오는 '헬로키티'로 유명한 일본의 캐릭터 상품 회사다. 1960년 설립 이후 캐릭터 라이선싱을 중심으로 한 비즈니스를 확대하며 캐릭터 상품, 테마파크, 엔터테인먼트, 미디어 사업 등 다양한 산업을 전개해 왔다. 산리오의 캐시카우로 꼽히는 키티는 현재 130여개 국가에서 약 5만여 종에 이르는 관련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로 인해 일본에서는 '키티노믹스(키티+이코노믹스)'라는 신조어가 생겨나기도 했다.
산리오는 지난해 유럽 캐릭터 시장에서 전년 대비 6배 늘어난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미주 지역에서도 3배 이상 성장했다. 회사는 현재 3% 수준인 북미 캐릭터 시장 점유율을 10년 뒤 10%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불확실성이 남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도 큰 타격은 없을 전망이다. 산리오 측은 "미국에 소매 점포를 가지고 있지 않고, 전자상거래 판매에서도 북미 매출 비중이 낮아 (관세)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회사는 기존 캐릭터와의 협업을 넘어 애니메이션과 게임, 디지털 분야 등 다양한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특히 다양한 팬층이 두터운 스포츠 등 새로운 분야와의 협업을 목표로 하고 있다. 마츠모토 세이이치로 산리오 상무는 "단순한 콜라보레이션 굿즈 뿐 아니라 야구 등 스포츠의 매력을 산리오 플랫폼을 통해 내보내는 사업 등도 생각중"이라며 "오사카·간사이 엑스포의 공식 캐릭터 '미야쿠미야쿠'과의 협업 상품도 잘 팔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토대로 10년 후 시가총액 5조 엔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도 밝혔다. 지난해 산리오의 영업이익률은 35.8%, 자기자본이익률(ROE)는 48.6%로 전년 대비 각각 8.8%포인트, 19.4%포인트 늘었다.
산리오 캐릭터는 한국에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2023 캐릭터 이용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산리오 캐릭터는 어린이부터 10대, 20대는 물론 중장년층까지 전 연령대에서 인기 캐릭터 순위 '톱(Top) 5'에 올랐다. 제품 가격이 높아 부모들의 신종 '등골템'으로 등극했다는 목소리도 높다. 산리오 캐릭터 책가방은 20만 원 안팎에 판매되고 있으며 한정판 장난감의 경우 50만 원에서 100만 원 이상 고가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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