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미국 메릴랜드주 내셔널하버에서 개최된 ‘2025 셀렉트 USA 투자 서밋’은 당파를 초월한 미국 주지사들의 투자 세일즈 현장이었다. 셀렉트 USA는 2007년부터 미국 상무부가 주최하는 최대 투자 유치 행사로 올해는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후 처음 열려 전 세계에서 수천 명의 기업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현장에 직접 나온 공화당 소속 2명, 민주당 소속 2명 등 4명의 주요 주지사들은 당파를 가리지 않고 투자 촉진 프로그램, 인재 육성 정책 등을 소개하며 “지금이 미국에 투자할 때”라고 세일즈를 펼쳤다.
공화당 소속 글렌 영킨 버지니아 주지사는 “지난주 발표한 투자 가속화 프로그램으로 프로젝트 허가·승인·투자까지 모든 과정을 빠르게 진행할 수 있다”며 적극 투자를 호소했다. 민주당의 그레천 휘트머 미시간 주지사는 “미시간은 대학 학비 부담을 줄여서 고급 인재를 길러내고 있다”고 소개했고, 같은 당의 웨스 무어 메릴랜드 주지사도 “직업훈련 프로그램 규모를 4배로 늘렸다”고 강조했다. 공화당의 마이클 던리비 알래스카 주지사는 “(공장 가동에 필수적인) 물도 다른 주보다 세 배나 많다”며 알래스카의 장점을 설명했다.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도 행사에 참석해 “지금 미국에 투자하면 경쟁사보다 앞서나갈 수 있다”며 각국 기업들에 러브콜을 보냈다.
미국의 양대 정당은 정책과 입법을 놓고 치열하게 경쟁하지만 국익 앞에서는 하나로 뭉치는 경우가 많다. 미국의 국익을 지키기 위한 법안·결의안은 초당적으로 발의하고 통과시킨다. 지난달에도 미 연방의회의 공화당·민주당 의원들은 중국에 뒤진 미국 조선업의 부흥을 위해 ‘미국의 번영과 안보를 위한 조선업과 항만시설법’을 공동 발의했다. 우리 경제는 내수 침체와 수출 둔화 속에 미국발(發) 관세 전쟁으로 위기에 직면했다. 관세 전쟁 여파 등으로 올해 1분기 외국인직접투자(FDI) 규모도 1년 전보다 9.2% 줄어든 64억 1000만 달러에 그쳤다. 위기를 극복하려면 민관정이 원팀으로 총력전을 펴야 한다. 정치권도 정파를 떠나 외국인 투자 유치와 국익을 지키는 관세 협상을 위해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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