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외국인 환자 점유율이 15년 만에 반 토막이 났다. ‘서면 메디컬스트리트’를 중심으로 일본인들에게 인기를 끌었던 명성은 옛말이 됐다. 지난해 의료관광객이 117만 명으로 전년보다 2배가량 늘었지만 수도권 쏠림 현상이 지속적으로 강화돼 의료관광에서도 ‘지방 소멸’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9일 보건복지부·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부산을 방문한 외국인 환자는 3만 165명으로 주요 지역별 점유율이 2.6%에 그쳤다. 서울이 85.4%로 압도적으로 높은 가운데 경기(4.4%), 부산·제주(1.9%) 등 지방들 중에 외국인 환자 점유율이 5%를 넘은 곳은 단 한 곳도 없었다.
부산의 외국인 환자 점유율은 2010년 5%에서 15년 만에 반 토막 났지만 같은 기간 서울은 23.7%포인트 높아졌다. 의료관광에서도 서울 쏠림과 지역 소멸 현상이 장기간에 걸쳐 꾸준히 지속돼 온 것이다. 부산은 비수도권 지역 중 외국인 환자를 가장 많이 유치해 왔다. 지리적 특성상 가까운 일본 관광객이 많다. 최대 번화가인 서면 롯데백화점 주변을 중심으로 성형외과·피부과 등이 밀집해 지자체도 이 일대를 2009년부터 ‘서면 메디컬스트리트’로 지정해 육성하고 있다.
홍승욱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외국인유치단장은 “환자들이 서울 강남 지역으로 몰리는 현상은 우려스러운 수준”이라며 “균형 발전, 의료 자원의 효과적 배치 차원에서 지역 의료 특색을 부각하는 데 더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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