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8일 여러 발의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을 동해상으로 발사했다. 올 3월 10일 서해상으로 발사한 이후 약 2개월 만이다. 600㎜ 초대형 방사포와 북한판 이스칸데르 KN-23 등 여러 종류의 SRBM을 섞어 발사한 것으로 군 당국은 판단하고 있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국방부 출입기자단에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오늘 오전 8시 10분께 북한 원산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된 SRBM으로 추정되는 발사체 수 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이어 “북한이 발사한 탄도미사일 중 250㎞를 날아가 알섬에 떨어진 것도 있고, 350㎞를 비행해 알섬 100㎞ 너머로 떨어진 것도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이 SRBM ‘섞어쏘기’를 시도한 것으로 통상적이지는 않다. 함북 길주군 앞바다에 있는 알섬은 북한이 SRBM 시험발사 때 표적으로 쓰는 무인도다.
합참 관계자는 “한미 정보 당국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준비 동향을 사전에 포착해 감시해왔으며 발사 때 즉각 탐지 후 추적했다”며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명백한 도발 행위로 강력히 규탄한다”고 강조했다. 이재웅 외교부 대변인도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한반도와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정을 심각하게 위반하는 행위”라며 “오늘 오전 한미일 3국의 북핵 부대표급이 전화통화로 상황을 공유하고 공조 방안을 협의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SRBM 시험발사에 주력하는 것은 러시아 수출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군의 한 소식통은 “최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러시아 수출용) 포탄 공장을 방문한 것이나 단거리 및 근거리 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하는 것은 러시아에 이런 무기를 수출하려는 의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올 3월 10일 이후 약 두 달 만이다. 올 1월 20일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두 번째다. 올해 들어서는 올 1월 6일 중거리급 극초음속 탄도미사일, 1월 14일 SRBM, 3월 10일 근거리탄도미사일(CRBM) 발사에 이어 네 번째다.
다만 북한은 올해 들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탄도미사일 발사는 자제하고 주로 사거리가 짧은 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하고 있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를 자극하지 않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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