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러시아의 제2차 세계대전 전승 8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는다. 두 정상의 대면 회담은 7개월 만으로 미중 관세전쟁 및 우크라이나 전쟁 등 미국과 갈등 중인 양국의 연대를 공고히 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7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이날 시 주석은 10일까지 열리는 전승절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러시아를 국빈 방문했다.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은 8일 공식 정상회담을 한다. 두 정상은 공동성명 채택과 기자회견 이후 별도의 1대1 회담을 통해 우크라이나 전쟁, 미러 관계, 에너지 협력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전날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외교안보보좌관은 “이번 회담은 1월 화상 회담, 2월 전화 통화에 이은 세 번째 회담”이라며 “푸틴 대통령은 올 8월 말~9월 초 중국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국제사회는 이번 회담에서 중러 정상이 미국을 향해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 주목하고 있다. 이는 관세전쟁과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협상 등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외교 성패와도 직결되는 문제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이번 행사에 불참할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는 북한 대표로 대사급 인사가 참석한다고 밝혔으며 신홍철 주러 북한대사가 참석할 가능성이 높다. 북한은 2015년 전승절 70주년 당시 김영남 당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파견했으나 이번에는 훨씬 급이 낮은 인사가 참석하는 셈이다.
북한은 경호 등에 대한 우려로 최고 지도자의 다자 외교 무대 참석을 꺼려왔다. 김정은 위원장은 물론 부친인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공식 다자 정상회의에 참석한 적이 없다.
북한과 러시아는 김 위원장의 모스크바 방문 시점을 계속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샤코프 보좌관은 “조만간 또 다른 ‘흥미로운 만남’이 있을 것”이라며 별도의 북러 정상회담 가능성을 시사했다. 일각에서는 푸틴 대통령의 평양 방문 1주년과 6·25전쟁 발발 75주년이 겹치는 다음 달 양국 정상이 러시아에서 만나 반(反)서방 연대를 과시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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