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와 탄소중립이 전 지구적인 과제가 되면서 도시에서는 열섬현상, 대기오염 등 복합적인 환경 문제가 더욱 심화되고 있다. 특히 여름철 폭염일수의 증가, 야간 열대야의 일상화, 고농도 미세먼지의 빈번한 발생 등은 시민의 일상과 건강을 위협하는 직접적인 재해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도시숲을 바라보는 시각도 단순한 휴양 공간을 넘어, 기후위기 대응의 실질적인 수단으로 확대되고 있다.
국외 주요 도시들은 오래전부터 도시숲의 생태적 가치와 환경 개선 효과에 주목해 왔으며, 최근에는 이를 기후위기 대응 전략의 핵심 수단으로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독일, 미국, 호주 등 주요 도시들은 도시기후 대응 전략의 일환으로 도시숲 조성 정책을 계획단계부터 체계적으로 반영해왔다. 특히, 호주는 수관피복률(수목의 잎이 하늘을 덮는 비율)을 현재 22%에서 2040년까지 40%로 증가시키는 것을 목표로 설정하고, 도시 전역에 수목 그늘을 확보하여 기온을 낮추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도시숲이 제공하는 기후환경 개선 효과는 다양한 연구와 사례를 통해 입증되고 있다. 가장 주목할만한 것은 기온저감 효과다. 경북대학교 연구팀이 2023년에 산림청, 한국임업진흥원, 산림조합중앙회와 함께 대구시 중구에 위치한 3개 도시공원을 대상으로 세 차례에 걸쳐 기온을 관측한 결과, 공원의 면적이 클수록 낮 시간대에 기온을 낮추는 효과가 더 넓은 범위에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업지역에서의 기온관측 결과에서는 서대구산업단지와 비교했을 때 인근에 위치한 이현공원과 미세먼지 차단숲인 그린웨이의 낮 시간 기온이 각각 최대 3.87℃, 2.53℃ 더 낮게 나타났다.
기온뿐만 아니라 미세먼지 저감 효과도 주목할 만하다. 국립산림과학원 연구에 따르면, 경기도 시화산업단지에 조성된 약 23만 6천㎡ 규모의 미세먼지 차단숲이 2006년 조성 초기와 비교해 2023년까지 미세먼지 평균 농도를 약 49.5% 줄이는 효과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산림청 연구에서도 도시숲이 대기오염물질을 최대 33.11%까지 저감시킨다고 보고한 바 있다.
도시숲은 성장할 경우 그 효과가 더욱 강해진다. 경북대학교 연구팀의 시뮬레이션 결과, 수목 식재 전 평균 기온이 29.36℃였던 대상지에서 수목을 심은 지 10년 후에는 평균 기온이 약 1.15℃ 낮아져 28.21℃로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사람이 다니는 보도 구간에서는 최대 1.74℃까지 평균 기온이 낮아졌는데, 이는 수목이 자라면서 잎에 의한 그늘면적이 넓어지고 증산작용이 활발해져 직사광선을 차단하는 효과가 커졌기 때문이다. 또한, 수목이 성장함에 따라 완충녹지의 미세먼지 차단 능력도 함께 향상되었는데, 완충녹지에서 바람이 직접 닿는 측면(풍상층·windward wall)에서는 식재 직후, 5년 후, 10년 후로 갈수록 수목의 성장에 따라 미세먼지 농도가 점차 증가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이처럼 도시숲은 기온 저감, 미세먼지 저감, 탄소 흡수 등 다방면에서 도시의 기후환경 복원력을 높이는 중요한 자산이다. 특히 폭염, 고농도 미세먼지, 폭우 등의 극한 기상현상이 일상화된 지금, 도시숲의 존재는 선택이 아닌 ‘필수적 요소’로 자리잡고 있다. 도시숲 조성은 친환경적이면서도 실질적인 효과를 가져다주는 중요한 자산이다. 도시의 미래를 준비하는 오늘, 가장 먼저 심고 가꿔야 할 것이 바로 도시숲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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