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기술 지원을 받아 만든 것으로 보이는 ‘북한판 이지스함’이 공개됐다. 향후 해상 전술핵 공격 능력까지 갖춰 역내 해상 안보를 위협하려는 구상으로 보인다.
조선중앙통신은 조선인민혁명군(빨치산) 창건 기념일인 25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남포조선소에서 열린 신형 구축함 진수기념식에 참석했다고 26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신형 구축함 ‘최현호’는 5000톤급으로 기존 나진급(1500~2000톤)과 압록급(1300톤) 대비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군사 전문가 출신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은 “북한 최초로 위상배열레이더를 탑재한 북한판 이지스구축함을 진수했다”며 특히 해상에서의 전술핵 공격이 가능한 함정을 보유하게 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딸 주애와 팔짱을 끼고 귓속말을 나누는 등 친밀한 모습을 과시했다. 그는 기념식에서 “대공·대함·대잠·대탄도미사일 능력은 물론이고 초음속전략순항미사일·전술탄도미사일을 비롯해 육상 타격 작전 능력을 최대화할 무장 체계들이 탑재됐다”며 “함선 현대화의 닻을 올림으로써 우리 해군은 핵 사용 영역에서 지위를 제고할 수 있게 됐다”고 밝힌 바 있다. 새 구축함에 탑재할 전술탄도미사일·전략순항미사일에 핵탄두를 달아 해상 전술핵 공격 역량을 갖춘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러시아의 지원을 받아 최현호를 완성했을 것으로 보인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2024년 북러 동맹조약, 위상배열레이더에 대한 러시아의 지원 등이 구축함 건조의 핵심 배경일 것”이라며 “지역 내 미국·한국·일본의 해상 패권에 도전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최현호는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의 부친인 최현 장군의 이름을 딴 것으로 추정된다. 김 위원장은 “내년에 이런 급의 전투 함선들과 가급적 빠른 기간 내에 더 큰 순양함과 호위함들도 건조할 계획”이라며 “원양작전함대를 건설하려 한다”고 밝혔다. 해군력을 현대화해 영해에 그치지 않고 원양으로 작전 범위를 넓힌다는 구상이다. 그는 최현호 진수식이 해군 강화의 신호탄이라며 “두 번째 신호탄은 바로 핵동력잠수함 건조 사업”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북한이 건조 중인 핵잠수함은 5000~6000톤급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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