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친분을 과시했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존재감이 최근 부쩍 약해지고 있다.
19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와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전날 국세청장 직무대행에 재무부 부장관인 마이클 포켄더를 임명했다. 머스크의 정부효율부(DOGE)가 추천한 게리 섀플리가 자리를 꿰찬 지 불과 사흘 만이다.
NYT는 소식통을 인용해 재무부 산하 기관에 대한 머스크의 인사 개입에 불만을 품은 베선트 장관이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해 머스크의 인선을 뒤집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행정부 초기 ‘한계가 없어 보였던(no limits)’ 머스크의 영향력은 지난 몇 주간 백악관 내에서 잇달아 좌절을 겪은 상태다. 머스크가 이끄는 정부효율부의 연방기관 지출 삭감 작업은 일부 부처와 기관의 비협조로 당초 예상보다 느리게 진행되고 있다. 이달 초 위스콘신주 대법관 선거에서는 머스크가 적극적으로 후원한 보수 진영 후보가 낙선하며 패배 책임에 대한 화살이 머스크를 향하기도 했다. 관세정책에 대해서도 그는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대통령 설득에 나서기도 했지만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했다.
정치적 행보가 줄어들면서 머스크의 대외 활동도 뜸해졌다. NYT는 지난달만 해도 머스크가 X(옛 트위터)에 하루 평균 107건의 게시물을 올렸으나 이달 들어서는 전날까지 하루 평균 55건의 게시물을 올렸고 100회 이상의 게시물을 올린 날이 한 번도 없었다고 전했다.
머스크는 현재 ‘특별 정부 직원’ 신분으로 통상 130일 이상 같은 직무를 수행할 수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백악관 철수도 임박했다는 분석이다. 다만 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머스크의 실수를 인정하면서도 테슬라에 대한 공격을 견디며 자신을 도왔던 점에 감사의 뜻을 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머스크가 주도해온 ‘골드카드’ 특별이민 비자 프로그램도 여전히 추진 중이며 소비자금융보호국(CFPB)의 1700명 직원을 대상으로 대규모 해고 조치도 단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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