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KIA-KT 경기가 열린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
부상선수 시름에 타격이 신통치 않으면서 지난해 우승팀 다운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 KIA이지만, 여전히 팬들의 함성은 가득했다.
남녀노소 불구하고 경기장에는 수많은 팬들이 찾았다.
5회말 KIA 공격이 끝나고, 클리닝타임.
수많은 관중들이 우르르 한 곳의 목적지로 향했다.
그곳은 바로 개방형 흡연부스다. 별다른 시설물은 전혀 없고 가운데 놓여져 있는 재떨이가 전부다.
흥행열기 못지 않게 흰 담배연기는 금세 자욱했다.
구릿구릿한 냄새는 곳곳으로 퍼져나갔고, 고스란히 간접흡연에 노출되면서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흡연자를 위한 배려라고 하기에는 어딘가 모르게 씁쓸해 보인다.
현장에서 만난 흡연자들 마저 이런 목소리를 낸다. “개방형이 아닌 흡연부스만 있었더라면….”
현재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는 국민건강증진법에 따라 경기장 내 전면 금연이 원칙이지만, 일부 외곽 공간에 한해 흡연 구역을 지정해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해당 공간이 개방형 구조이다 보니 연기는 이곳저곳으로 퍼져나가고 있다.
서울 잠실야구장 보더라도 서울시가 나서 경기장 외부에 밀폐형 흡연 부스를 다섯 곳이 있다. KT 위즈의 홈구장인 수원 KT위즈파크 역시 2019년부터 밀폐형 흡연 부스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인천 SSG랜더스필드 또한 흡연 부스를 운영하고 있다.
야구장과는 별개지만, 서울 여의도 파크원 단지 내에 전자담배와 일반담배 흡연자를 위한 실외 흡연 공간이 조성되며 호응을 얻었다.
반면, 전국에서 가장 많은 팬들이 찾고 있는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는 기본적인 팬 서비스도 나몰라라 하고 있는 모양새다.
이에 KIA타이거즈의 한 관계자는 “현재 흡연 구역은 야구장 이용자 편의를 고려해 지정된 구간 내에서 운영 중이다”며 “흡연 부스 설치 여부에 대해서는 관계기관과의 협의를 통해 개선 가능성을 검토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지난해 최초 연 1000만 명의 관중을 돌파한 프로야구. 그 중심에 서 있는 KIA타이거즈. 가장 기본인 흡연부스 하나 마련하지 못하면서 유니폼 장사에만 혈안이 돼 있는 것이 아닌지 곱지 않은 시선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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