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전 대통령 암살을 위해 북한 무장공비 31명과 함께 남파됐다가 귀순한 뒤 목회생활을 했던 김신조 목사가 9일 별세했다. 향년 83세.
김 목사가 신앙 생활을 했던 서울성락교회 등에 따르면 김 목사는 이날 새벽 소천한 것으로 전해졌다.
1942년 함경북도 청진에서 태어난 김 목사는 북한 정찰국 124군 소속이었던 1968년 1월 17일 박정희 대통령 살해를 목표로 청와대를 습격하기 위해 무장공비 31명의 일원으로 휴전선을 넘었다. 이후 21일 종로구 세검정 고개 인근까지 침투한 이들과 군·경 간 교전이 발생했고, 김 목사는 공작원 중 유일하게 생포된 생존자였다. 김 목사를 제외한 공비들은 도주한 2명을 제외하고 전원 사살됐다.
이후 김 목사는 북한 무장공비에 대한 정보를 적극적으로 제공하는 등의 공로를 인정받아 2년 뒤 풀려났고, 대한민국에 귀순해 가정을 꾸린 데 이어 1997년 1월 목사 안수를 받았다.
김 목사는 서울성락교회에서 목사로 재직하며 신앙생활을 해오는 한편 안보와 관련된 강연과 방송 인터뷰 등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2010년에는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북한 인권 및 탈북자·납북자 위원회 고문으로 임명되기도 했다.
빈소는 서울 영등포구 교원예움 서서울장례식장에 마련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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