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모닝 브리핑]은 서울경제가 전하는 글로벌 소식을 요약해 드립니다.
美 시총 단 이틀간 9600조원 증발했는데…트럼프 “버텨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던진 관세 폭탄으로 미국 경기 침체, 전 세계 무역 전쟁 우려가 커지면서 뉴욕증시 시가총액이 단 이틀 만에 1경 원 가까이 증발했습니다. 미국인 절반 이상이 관세정책에 반대하고 미 전역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한 이른바 ‘손 떼(hands off)’ 시위가 벌어졌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경제 혁명이다. 버텨라”라며 강행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상황은 매우 심각합니다. 주식시장은 ‘패닉’에 빠지고 금·석유 등 안전자산의 가치도 무차별적으로 추락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세계 2위 경제 대국인 중국까지 미국을 상대로 보복관세에 나서자 물가 상승, 생산 둔화, 역성장 등을 동반한 ‘무역 전쟁발(發) 경기 침체’ 공포가 시장을 뒤덮고 있습니다.
'맞불 관세' 꺼내든 中, 내수·공급망도 확대 박차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폭탄을 맞은 중국이 보복 관세로 맞불을 놓으면서 내수 활성화와 공급망 확대 등으로 활로를 모색할 것으로 보입니다. 수출 위주의 경제구조를 통해 고속 성장을 이어온 만큼 수출 감소가 불가피해지면서 국내 소비의 중요성은 높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또 최대 교역국인 미국으로의 수출이 줄어든 부분은 동남아시아 등으로의 공급망 확대와 시장 다변화로 맞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는 5일 미국발 관세전쟁이 오히려 중국의 입지를 넓혀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이달 중순 말레이시아·베트남·캄보디아 등 동남아시아 순방길에 오릅니다. 고율의 관세율로 경제 비상등이 켜진 이들 국가와 다양한 경제협력 방안을 모색해 공급망을 확대하려는 목적으로 보입니다.
"미국 무너진다" 분노한 시민 60만명 거리로
5일(현지 시간) 미국 전역과 유럽 주요 도시에서는 수십만 명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에 맞서 대규모 시위를 벌였습니다. 주요 미국 언론에 따르면 이날 전국 50개 주에서 진보 진영 단체 150곳 주도로 1400건이 넘는 시위가 개최됐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일방주의식 국정 운영과 고강도 관세정책에 대한 반발이 거세게 일고 있는 것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2일 발표한 전방위적 상호관세 정책이 시민들을 폭발하게 한 결정타가 됐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4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4%가 트럼프의 관세정책에 반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응답자 75%는 관세정책으로 생활비가 크게 오를 것으로 우려했습니다. 이밖에도 강경 일변도의 연방 정부 구조조정, 이민 정책 등 민감한 사안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추진되며 시민들의 분노를 키운 것으로 분석됩니다.
트럼프, 中·EU에 '더 센 관세' 때릴까…빅테크 타격·3월 CPI가 변수
중국·유럽연합(EU) 등이 보복을 예고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더 센’ 관세를 때리며 일방주의 행보를 이어갈지 시장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당장의 변수는 10일 나올 미국의 3월 물가가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의 고물가를 끈질기게 물고 늘어져 당선된 트럼프 대통령은 인플레이션이 민심에 미치는 영향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시장에서는 3월 CPI가 전월보다 0.1%, 전년 동기보다 2.6% 상승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미국 빅테크 기업이 받을 충격도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EU가 미국의 상호관세에 대응해 역내에서 막대한 수익을 올리는 애플·구글·메타·아마존 등 빅테크를 정조준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도 주요 후원자인 빅테크의 목소리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트럼프 대응책도 '각양각색’…日닛산, 美 증산 검토…재규어는 출하 일시 중단
글로벌 기업들이 미국의 고율 관세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을 잇따라 내놓고 있습니다. 관세 압박을 줄이기 위해 미국 내 생산량을 늘리거나 제품 가격을 인상하는 방안을 모색하면서 공급망 혼란에 대응하느라 분주한 모습인데요. 닛산자동차는 일본 현지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하던 SUV ‘로그’의 생산을 미국 현지로 일부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합니다. 유럽 자동차 업계는 늘어난 관세 부담을 가격에 반영하기 시작했습니다. 페라리는 모든 미국 수출 차량 가격을 최대 10% 인상하기로 했고 재규어랜드로버는 아예 미국으로의 모든 자동차 선적을 중단했습니다. 아시아 국가에 생산 거점을 둔 소매 업체들도 고심에 빠졌습니다. 미국 의류 업체 게스는 관세 발표 이후 아시아 지역의 공급 업체를 라틴아메리카 지역으로 전환하는 것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트럼프 못 믿어" 獨, 뉴욕 보관 중인 금 1200톤 회수한다
독일 차기 정부가 트럼프 행정부의 동맹 홀대와 예측 불가능성을 우려해 미국 뉴욕 지하 금고에 보관 중인 자국 금괴를 인출하는 방안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독일은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의 금 보유국으로 독일이 미국에 맡긴 금 1200톤은 1130억 유로(약 181조 원) 규모에 달합니다. 전 세계에 있는 독일 금 보유량의 30%가량으로 추산됩니다. 미국과 유럽 국가들이 갈등을 빚기 전에는 미국의 금고에 금을 보관하는 것이 경기 침체 시 빠르게 달러를 확보할 수 있는 방안으로 여겨졌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유럽 동맹국들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고 안보 문제에서도 홀대하는 지금 상황에선 그 의미가 달라진 것으로 보입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