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의 ‘8대0’ 탄핵 인용 결정문을 받아든 윤석열 전 대통령과 대통령실은 4일 충격에 휩싸인 채 망연자실한 분위기였다. 윤 전 대통령은 전직 대통령에게 제공되는 대부분의 예우를 받을 자격을 박탈 당했다.
윤 전 대통령은 이날 서울 한남동 관저에서 TV 생중계로 헌재의 선고를 시청했다. 대부분의 대통령실 관계자들도 용산구 청사를 지키며 사무실에서 TV로 재판 상황을 지켜본 것으로 알려졌다.
헌재의 결정에 대통령실은 큰 충격을 받은 모양새다. 12·3 비상계엄 선포 직후에는 탄핵안 인용이 불가피하다고 보는 시각이 많았지만 이후 ‘거야의 국정 횡포론’이 힘을 받으며 낙관론이 부쩍 번졌었다. 한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전 대통령 석방 결정을 기점으로 복귀 기대감이 커졌던 게 사실”이라며 “각자의 자리에서 업무를 충실히 수행했던 상황이었다”며 침통함을 숨기지 못했다.
윤 전 대통령은 헌재의 선고에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너무나 안타깝고 죄송하다”는 짧은 입장이 전부였고 대통령실은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대통령실은 사실상 해체 수순을 밟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진석 비서실장 등 수석비서관 이상 참모진 전원은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에게 일괄 사의를 표했다. 다만 한 권한대행은 “경제·안보 등 엄중한 상황에서 한치의 국정 공백도 발생하지 않아야 한다”며 사표를 반려했다.
행정관급 참모 상당수는 새 일자리를 찾아야 하는 처지다. 부처에서 파견된 공무원들은 새 정권이 출범한 뒤 인선 작업이 완료될 때까지 자리는 지킬 것으로 전망되지만 정치권 출신의 어공들은 조만간 여권의 대선 캠프 등으로 거취를 옮길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헌재의 파면 선고 직후 대통령실 청사에 게양된 대통령 봉황기는 내려갔고 윤 전 대통령의 사진을 송출했던 청사 내 스크린도 꺼졌다.
윤 전 대통령은 퇴임한 대통령에게 제공되는 1300만~1400만 원 수준의 ‘대통령 연금’을 수령할 수 없고 비서관 및 운전기사 고용 지원, 개인 사무실 임차료 지원도 받을 수 없다. 대통령 관저에서도 떠나야 한다. 윤 전 대통령 부부는 조만간 자택인 서울 서초동의 아크로비스타로 거처를 옮길 방침이다.
다만 경호·경비 서비스는 제공된다. 최고 수준의 국가 기밀을 다뤘다는 인사라는 점에서 대통령경호처가 5년간 근접 경호 서비스를 제공하고 그 이후에도 5년의 기간이 추가될 수 있다. 경호처 관계자는 “관련 법률·규정 등에 의거해 전직 대통령에 맞는 경호 활동을 시행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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