첩약·한약제제·침·추나요법 등 한방의료를 경험한 사람들 가운데 만족감을 느낀 비율이 약 80%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으로 한방의료 이용이 늘어나려면 가장 개선이 필요한 사항으로는 건강보험 적용 확대가 가장 많이 꼽혔다.
보건복지부는 30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4년 한방의료이용 실태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조사는 지난해 9~11월 19세 이상 일반국민 5160명과 한방의료 이용자 2154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결과를 보면 19세 이상 성인 가운데 한방의료를 이용한 경험이 있는 비율은 67.3%로 나타났다. 2022년 조사의 71%에 비하면 다소 줄었지만 여전히 국민 10명 중 7명 꼴로 이용하고 있었다.
이용자 중 만족도는 79.5%로 4년 전인 2020년에 비해 5%포인트 늘어나며 증가세를 이어간 가운데 한방병원·한의원 등 외래진료 경험자 중에서는 86.3%가 만족했다. 성별로는 여성이 69.8%로 남성(64.7%)보다 다소 높았으며 연령별로는 60세 이상이 86.6%에 이르는 등 고령층으로 갈수록 이용률이 높아졌다. 다만 응답자 중 자녀들이 한방의료를 이용해 봤다는 응답은 11.7%로 낮았지만 경험 후 만족도는 79.9%로 높았다. 앞으로의 한방진료 이용 의향을 묻는 질문에 일반국민 중 75.8%가 ‘생각이 있다’고 답했으며 외래환자, 입원환자는 각각 94.5%, 92.8%로 그 비율이 훨씬 높았다.
한방의료를 이용한 목적으로는 질환의 치료가 93.9%로 압도적이었다. 세부적으로는 등 통증, 디스크, 관절염 등 근골격계통이 73.9%로 가장 많았으며 염좌나 열상 등 손상 혹은 낙상사고 치료가 39.6%로 뒤를 이었다.
이들 한방의료에 대해 진료비가 비싸다는 인식은 이용해본 경험이 있느냐에 따라 엇갈렸다. 일반국민 중 비싸다는 응답은 2022년 조사보다 3.1%포인트 늘어난 37.2%인 반면 이용자들 중에서는 크게 감소했다. 입원환자는 49%에서 33.6%로 15.4%포인트나 줄었고 외래환자 중에서도 31.2%에서 21.5%로 9.5%포인트 감소했다. 실제로 연간 한의진료에 지출한 진료비는 외래의 경우 1만~10만원(41.4%)·10만~50만원(39.9%), 입원은 10만~50만원(29.8%)·50만~100만원(29.5%) 순이었다.
한방의료 이용자가 앞으로 더 늘어나려면 개선해야 할 사항으로는 첩약과 한약제제를 중심으로 건보 적용을 늘려야 한다는 의견이 1순위로 꼽혔다. 한방의료 경험자들은 일반 의료기관과 협진이 원활히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그 다음 개선사항으로 꼽았고 그 외 일반국민은 한약재의 안전성 확보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복지부는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제5차 한의약 육성발전 종합계획(2026~2030)’을 수립할 계획이다. 한의약의 효과적인 활용 방안, 국민건강 증진에 기여할 수 있는 지원 정책들도 지속 추진하기로 했다. 정영훈 복지부 한의약정책관은 “올 2분기 중 5단계 의·한 협진 사업이 시작된다”며 “건보 체계 안에서 협진이 원활히 되도록 정책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