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수학자가 자국 최초로 ‘수학계 노벨상'으로 불리는 아벨상을 받는다.
27일 교도통신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등에 따르면 노르웨이 과학·문학 아카데미는 가시와라 마사키 일본 교토대 수리과학연구소 교수를 올해 아벨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일본인이 아벨상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카데미는 “반세기 이상에 걸쳐 새로운 수학으로의 문을 열어 왔다”며 “그는 누구도 상상하지 않았던 방법으로 놀랄 만한 정리를 증명해왔다”고 평가했다. 가시와라 교수는 아카데미와 인터뷰에서 “50년간의 연구가 인정받았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아벨상은 필즈상과 함께 수학계의 노벨상으로 평가받는다. 노르웨이 수학자 닐스 헨리크 아벨의 이름을 딴 상으로 2003년부터 수상자를 정해왔다. 수학계에서 뛰어난 업적을 이루고 향후 학문적 성취가 기대되는 40세 미만 수학자에게 주는 필즈상과 달리 아벨상은 수학자의 학문 성과를 전반적으로 판단하기 때문에 수상자 연령대가 높은 편이다.
가시와라 교수는 1947년 혼슈 이바라키현에서 태어나 도쿄대를 졸업했고 교토대와 나고야대에서 연구 활동을 했다. D모듈 이론을 발전시켜 선형 편미분 방정식의 해석학적 연구에 대수적, 위상적 방법을 적용했다. 미시적 해석학에서 리만-힐베르트 대응을 증명하여, 수학과 이론물리에 근본적인 기여를 했다.
그는 특히 국내 고등과학원(KIAS) 허준이수학난제연구소의 스칼라(방문 교수)로서 정기적으로 공동 연구를 수행하는 등 한국 수학계와도 인연이 깊다. 2016년 KIAS 스칼라로 선임돼 KIAS 출신 김명호 경희대 교수, 박의용 서울시립대 교수, 오세진 성균관대 교수 등과 10편의 논문을 공동 발표했다. 입자 간 상호 작용을 설명하는 복잡한 대수 구조를 클러스터 대수라는 조합적 방법으로 기술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한 것도 공동 연구성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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