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삼성SDI "2조 유증해 캐즘 돌파" …GM과 美합작사 투자 속도

이사회서 1182만주 유증 결의

헝가리 공장 생산 능력 키우고

전고체 배터리 라인 신설 활용

최주선 "향후 슈퍼사이클 대비"

주가는 6.2%↓…52주 신저가

국내 최대 규모 배터리 전시회 '인터배터리 2025'가 개막한 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관람객들이 삼성SDI의 각형 배터리가 탑재된 전기차 모형을 살펴보고 있다. 조태형 기자 2025.03.05




삼성SDI(006400)가 미국 배터리 공장 설립과 차세대 배터리 기술 확보를 위해 2조 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나선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여파로 경쟁사들이 기존 투자를 망설이거나 미루는 상황이지만 공격적인 투자를 지속해 향후 돌아올 ‘슈퍼 사이클’에 대비하는 전략이다.

삼성SDI는 14일 서울 삼성 서초사옥에서 이사회를 열고 시설 투자 자금을 확충하기 위한 유상증자를 결의했다고 밝혔다. 주주 배정 후 실권주 일반 공모로 진행되는 이번 유상증자의 주식 수는 1182만 1000주, 증자 비율은 16.8%다. 신주 배정은 4월 18일을 기준으로 5월 22일 확정 발행가액이 결정된다. 우리사주조합과 구주주, 일반 공모 순으로 5월 27일부터 6월 3일까지 청약 과정을 거친 뒤 6월 19일 신주 상장이 마무리될 예정이다.



삼성SDI는 이번 유상증자 자금 중 약 1조 5460억 원을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전기차 배터리 생산을 위해 만든 미국 합작법인의 시설 투자 용도로 활용할 계획이다. 삼성SDI는 지난해 8월 GM과 약 35억 달러(약 5조 원)를 투자해 연산 27기가와트시(Gwh) 규모의 공장을 미국 인디애나주 뉴칼라일에 설립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양산 목표는 2027년이고 연간 약 36만 대, 최대 48만 대 분량의 전기차 배터리를 만들 수 있는 대규모 생산 시설이다.

합작법인에서는 니켈·코발트·알루미늄(NCA) 배터리가 ‘각형’으로 생산되고 대부분 GM의 전기차에 사용될 예정이다. 삼성SDI는 전체 투자액의 절반을 조달하는데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을 충당하는 것이다. 삼성SDI는 이날 미국 최대 전력 기업인 넥스트에라에너지에 4374억 원 규모의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를 공급한다고 밝혀 미국 사업에서 이어지는 성과도 과시했다. 넥스트에라에 공급하는 ‘삼성배터리박스(SBB)’는 규격화된 20피트 컨테이너를 이용해 배터리를 포함한 안전·공조 장치를 통합한 완제품이다.

삼성SDI는 유상증자로 확보할 자금 약 4541억 원은 유럽 헝가리 공장 증설 자금으로 사용한다. 삼성SDI는 지난해부터 유럽 헝가리 괴드에 있는 신공장을 확장하는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헝가리 공장은 약 10Gwh 규모로 독일 자동차 메이커인 BMW와 세계 3위 완성차 그룹인 현대차에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할 생산 기지다. 내년부터 현대차그룹에 배터리를 납품해야 해 투자를 서두를 필요가 있다.



삼성전자(005930)가 최대주주인 삼성SDI는 지난해 전기차 캐즘 여파로 매출액 16조 5922억 원, 영업이익은 3633억 원을 기록해 전년보다 각각 22.6%, 76.5% 실적이 감소했다. 경쟁 배터리 업체들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이 때문에 포드가 2026년 미국 켄터키주에 지으려던 배터리 공장에 대한 투자 계획을 연기했고 폭스바겐은 2028년 동유럽에 4번째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려던 계획을 백지화했다. 하지만 삼성SDI는 투자를 줄이는 경쟁사들과 달리 캐즘 이후를 대비해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삼성SDI는 이번 증자로 ‘포스트 캐즘’을 향한 확실한 발판을 마련한다는 목표도 밝혔다. 유증을 통해 확보한 자금은 꿈의 배터리이자 업계의 ‘게임 체인저’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 시설 투자에도 활용된다. 전고체 배터리는 양극재와 음극재 사이에 이온을 전달하는 전해질을 액체에서 고체로 대체한 차세대 배터리다. 액체 전해질과 분리막을 동시에 이용하는 리튬이온 배터리에 비해 안전성이 높고 부품 수도 줄일 수 있다.

유상증자를 통한 자본 확충으로 미국과 유럽 등에 핵심 생산 거점을 마련하는 한편 차세대 배터리 기술에서 앞서간다는 게 삼성SDI의 전략이다. 최주선 삼성SDI 사장은 “기술 경쟁력 강화와 매출·수주 확대, 비용(cost) 혁신을 통해 캐즘을 극복하고 다가올 슈퍼 사이클을 착실히 준비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삼성SDI는 유상증자 발표로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6.18% 하락한 19만 1400원에 장을 마감해 주가는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최주선 삼성SDI 사장. 사진제공=삼성SDI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경 마켓시그널

헬로홈즈

미미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