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강추위 속 잇따른 집회와 시위 등으로 외근이 잦은 기동대원을 위해 경찰이 기존 솜 점퍼 대신 가볍고 따뜻한 ‘오리털 파카’와 유사한 방한 점퍼를 도입한다. 현장에서 ‘양복과 다를 게 없다’는 혹평을 받은 근무복도 편하고 통기성이 좋은 소재로 바꿔 격무에 시달리는 경찰의 사기를 높이겠다는 복안이다.
20일 경찰청 관계자는 “현장 직원들의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점퍼와 기동 복장, 외근 복장 개선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혹한기를 위한 점퍼 충전재 교체와 혹서기 대비 기능성 소재 근무복 개발 등에 방점을 두고 있다”고 전했다.
개선 사업은 최근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집회와 시위가 늘어남에 따라 안전관리 차원에서 현장 출동이 잦아진 기동대와 지구대·파출소 등 최일선 경찰관의 복장 편의성 확보에 초점을 맞춘다. 경찰은 새 복장 디자인을 위해 2억 1100만 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경찰은 설문 조사를 통해 가장 낮은 평점을 받은 점퍼, 기동복, 외근 복장 등 3종을 개선 대상으로 선정했다. 지난해 진행한 사전 연구에 따르면 경찰의 겨울 점퍼는 외피가 얇고 솜 충전재를 사용해 혹한기 근무에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기동복 역시 유연하지 않은 소재로 만들어져 활동성이 떨어지고 통기성이 부족해 현장에서 “양복을 입고 뛰어다니는 기분”이라는 불만이 제기돼왔다.
이에 경찰청은 보온성·활동성을 높이기 위해 충전재 삽입형 겨울 파카 도입을 추진한다. 외근복·기동복에 대해서도 경찰은 군대의 ‘컴뱃 셔츠’나 소방의 주황색 티셔츠 등을 참고해 경찰만을 위한 기능성 신소재 개발을 검토하고 있다. 다양한 기상 환경을 고려해 착용감이 우수하고 내구성이 강한 기능성 소재를 만드는 게 목표다.
복제를 바꾸며 기능성뿐 아니라 심미성도 확보할 방침이다. 그간 경찰은 복제나 장구·제화 등에 대해 현장 요구에 따라 개별적으로 개선을 진행했지만 함께 착용했을 때 디자인이 조화롭지 못하고 기능이 서로 충돌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경찰을 상징하는 회색 점퍼 역시 다른 색으로 바뀔 가능성이 있다. 현장 경찰뿐 아니라 국민 사이에서도 외근 시 착용했을 때 둔하거나 투박해 보인다는 토로가 나왔기 때문이다.
경찰 관계자는 “개별 복장과 장구의 불균형을 해결하기 위한 ‘균형 디자인’도 이번 복제 개선의 주요 방향성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올해 하반기부터 새 옷 제작에 착수해 내년부터 현장에 순차적으로 보급할 계획이다. 경찰은 1984년을 시작으로 10년 단위로 총 4회에 걸쳐 경찰 복제 개선 사업을 벌였다. 이번 5차 경찰 복제 종합 개선은 2015년 4차 개선 후 10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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