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이 한 차례 실패했던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 재시도에 나섰지만 결국 구인이 무산됐다. 이에 윤 전 대통령 측 변호인단은 특검의 강제구인 시도가 고의적인 ‘망신주기’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윤 전 대통령 측 변호인단은 7일 특검이 체포영장 집행을 중단하고 철수하자 즉각 입장문을 내고 특검의 체포영장 집행 시도를 비판했다. 변호인단은 “현재 진행 중인 특검들은 이미 정해진 결론에 따라 일방적인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윤 전 대통령측의 어떠한 주장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특검의 주장을 부인하면 거짓말로 변명하고 있다며 그렇기에 구속이 필요하다는 논리를 강변하고 있다”며 “참고인들이 윤 전 대통령 측에 부합하는 진술을 하면, 관련자들과 입을 맞추어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윤 전 대통령 측은 특검 수사에 진술거부권을 행사하며 조사에 응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피의자신문은 현행 형사소송법 체계에서 필수적 절차가 아니며 효용성도 없다는 주장을 내놓은 것이다. 윤 전 대통령 측은 문재인 전 대통령이 검찰의 소환을 거부해 끝내 검찰이 조사 없이 기소를 한 사례를 들기도 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특검이 물리력을 행사하며 강제 인치를 시도하는 행위가 ‘망신주기’에 해당한다고 날을 세웠다. 변호인단은 윤 전 대통령이 이미 구속돼 있어 도망이나 증거인멸의 염려가 인정될 수 없다며 체포영장 발부 자체의 정당성을 인정할 수 없다고도 전했다.
변호인단은 “조사를 위한 체포영장이 발부됐다고 하더라도 윤 전 대통령이 진술거부권을 행사하겠다고 한다면 체포영장은 집행돼서는 안된다”며 “윤 전 대통령 한 사람을 망신주기 위해 헌법과 형사소송법의 원칙, 피의자의 인권에 관한 기준들이 모두 무너져서는 안된다”고 덧붙였다.
김건희 특검은 7일 오전 8시 25분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 방문해 윤 전 대통령에 대해 체포영장 집행을 지휘했지만 완강한 거부로 철수했다고 밝혔다. 특검은 이달 1일 첫 체포영장 집행이 무산되자 ‘물리력을 행사해서라도 집행하겠다’고 밝혔지만 공염불에 그친 것이다.
특검팀은 당초 오전 9시 집행을 계획했으나 윤 전 대통령 측의 변호인 접견 신청으로 일정이 1시간 앞당겨졌다. 이번 체포 시도는 지난 1일 첫 집행이 무산된 지 엿새 만에 이뤄진 두 번째 시도였다. 특검 측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은 당시 수의도 입지 않은 채 속옷 차림으로 바닥에 누워 영장 집행을 강하게 거부했다.
특검팀이 지난달 31일 법원에서 발부 받은 체포영장의 집행 기한은 이날까지다. 특검팀은 앞서 브리핑을 통해 “영장을 재청구해서라도 윤 전 대통령을 광화문 KT 사무실로 강제 인치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으나 이미 두 차례 연속 집행이 무산되며 강제 구인의 현실적 한계가 드러났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을 상대로 한 방문 조사 또는 곧바로 기소하는 방안 등 다양한 대응책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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