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전지는 바닷물로 전기를 저장하고 꺼내 쓸 수 있는 차세대 에너지 저장장치다. 상용화 관건은 값싼 촉매 물질 개발인데 UNIST 연구진이 이러한 촉매를 개발했다. 기존에는 백금과 같은 고가의 물질을 촉매로 썼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이동욱 교수팀은 목재 폐기물에 요소를 첨가해 해수전지용 고성능 촉매를 개발했다고 18일 밝혔다. 개발된 촉매는 해수전지에 걸리는 과전압을 낮추고 전기를 빠르게 꺼내 쓸 수 있게 반응 속도를 높여 주는 물질이다.
연구팀이 개발한 촉매는 저렴한 리그닌과 요소를 기반으로 한다. 리그닌은 목재의 15~35%를 구성하는 성분으로, 종이를 만드는 공정이나 바이오 연료 생산 과정에서 남는 부산물이다. 산업 폐수에 주로 포함된 요소는 질소가 많이 포함돼 있다.
이 리그닌을 800℃에서 태운 뒤 요소와 같은 온도에서 반응시키면 리그닌 구석구석 질소가 첨가(doping)돼 고성능 촉매가 만들어진다. 리그닌을 구성하는 특정 탄소 원자 자리에 대신 들어간 질소는 방전에 필요한 에너지를 크게 낮추는 것으로 분석됐다.
개발된 촉매를 해수전지 전극에 입혀 성능을 실험해 본 결과, 백금 촉매와 비등한 성능을 보였다. 특히 과전압은 백금(Pt/C) 촉매보다 더 낮은 값을 보였다. 과전압이 낮을수록 충전시킨 전기에너지 중 방전으로 뽑아 쓸 수 있는 에너지 비율이 높다. 최대 전력 밀도 또한 15.76 ㎽/㎠로 백금 촉매(16.15 ㎽/㎠)에 근접한 수준을 기록했다. 최대 전력 밀도는 방전 속도와 관련 있는 지표다.
이동욱 에너지화학공학과 교수는 “고가의 귀금속 촉매를 대체할 뿐만 아니라, 바이오매스와 산업 폐기물의 가치를 극대화한 탄소중립적 접근법을 제시했다”며 “금속-공기 배터리 등 다양한 에너지 저장 시스템에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UNIST 에너지화학공학과 홍지환 석사과정생과 송인우 석사가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한국연구재단(NRF) ‘중견연구자 지원사업’과 ‘나노·미래소재원천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 케미컬 엔지니어링 저널(Chemical Engineering Journal) 2월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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