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완성차 업체들이 중국 프리미엄 자동차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고급 주행 성능과 정밀 엔지니어링 기술을 바탕으로 수십 년 간 시장을 장악했던 독일 기업들이 ‘가성비’를 갖춘 중국 경쟁사들에 밀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1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독일 자동차 업체들이 중국에서 현지 기업 인기에 맥을 못 추고 있다고 보도했다.
대표적인 기업이 포르쉐다. 포르쉐는 지난해 중국 판매량이 전년 대비 28%가량 감소한 것으로 집계된다. 중국을 제외한 곳에서는 판매량이 늘었지만 중국의 판매 급감에 글로벌 판매 성과가 3% 줄었다.
이에 반해 중국 기업들의 판매는 호조를 보이고 있다. 샤오미의 경우 지난해 처음으로 전기차 SU7를 선보여 10만 대 이상의 판매 성적을 올렸다.
이는 독일 기업들의 수년 간 누적된 구조적 문제에 가깝다는 평가가 나온다. 독일 기업들은 다른 지역의 수요 감소분을 중국에서 보완하려고 의존해 왔다. 하지만 자율주행, 원격 제어 등과 같은 기술이 중국 시장의 표준이 되어 가는 시대적 흐름을 제대로 따르지 못했다는 것이다.
포르쉐의 첫 순수 전기 스포츠카 타이칸 역시 현지에서는 샤오미 SU7에 비해 경쟁력이 뒤처져 있다는 평가를 받는 것으로 알려진다. 포르쉐 타이칸을 모방한 듯한 외형의 샤오미 SU7은 타이칸과 비슷한 수준의 출력과 제동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판매 가격은 타이칸 절반 수준에 그친다. NYT는 “시장 전문가들은 소프트웨어와 자동 주행, 원격 제어와 같은 기능의 발전이 중국 전기 자동차의 표준이 됐다고 설명한다”면서 “브랜드 이름으로 돈을 벌던 유럽 자동차 업체들이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포르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고율 관세 정책도 실적 악화 요인이 될 것으로 우려한다. 포르쉐는 메르세데스벤츠, BMW 등과 달리 독일에서 제조한 차량만 미국에 공급하고 있어 직접적인 타격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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