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연체채권 정리규모가 증가하며 국내 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이 하락 전환했다. 다만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등 경기 변동에 취약한 업종을 중심으로 연체율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1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은 지난해 12월 0.44%로 전월(0.52%)보다 0.08%포인트 하락했다. 지난해 10월과 11월 각각 0.03%포인트, 0.04%포인트 상승했지만 3개월 만에 내림세로 돌아섰다.
신규 연체가 소폭 줄어든 가운데 연말 연체채권 정리규모가 늘어나며 연체율이 하락했다. 12월 신규 연체액은 2조 5000억 원으로 전월보다 3000억 원 감소했다. 연체채권 정리규모는 4조 3000억 원으로 전월 대비 2조 3000억 원이나 증가했다. 이에 따라 신규연체율도 0.10%로 전월(0.12%) 대비 0.02%포인트 하락했다. 신규 연체율은 그 달에 발생한 신규 연체 발생액을 전월 말 대출 잔액으로 나눈 값으로 새로 발생한 부실 수준을 나타낸다. 금감원은 “은행이 분기 말에 연체채권 관리를 강화함에 따라, 연체율은 통상적으로 분기 말에 하락한다”며 “연말 연체채권 정리규모 증가 등 영향으로 전월 말 대비 전체 연체율이 0.08%포인트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다만 연체율은 전년(0.38%) 대비 0.06%포인트 올라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2022년 말(0.25%)과 비교하면 최근 2년간 0.19%포인트나 뛰었다.
특히 중소법인과 개인사업자의 연체율이 가파르게 상승 중이다. 기업대출 전체 연체율은 0.50%로 전년보다 0.09%포인트 올랐다. 이 중에서도 중소 법인과 개인사업자 연체율이 각각 0.16%포인트, 0.12%포인트 증가했다. 반면 대기업 연체율은 0.03%로 전년 대비 0.09%포인트 감소했다.
가계대출도 마찬가지다. 전체 연체율은 0.38%로 전년 대비 0.03%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기간 취약차주가 주로 찾는 신용대출 연체율은 0.08%포인트 뛰었다.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0.03%포인트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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