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 전문가들이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예상치를 1.8%에서 1.6%로 낮췄다는 설문 조사 결과가 나왔다. 정치적 혼란, 수출·소비 둔화가 여전한 상태에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오는 25일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도 낮아졌다는 이유에서다.
13일 블룸버그통신은 글로벌 이코노미스트 39명을 대상으로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에 대해 설문 조사한 결과 중간값이 종전 1.8%보다 낮은 1.6%로 나왔다고 보도했다. 이코노미스트들은 또 올해 한국의 물가상승률을 기존 예상치인 1.9%보다 높은 2.0%로 추정했다.
블룸버그통신은 한국의 경제 전망치가 달라진 근거로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훨씬 웃돌고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또 한국 경제의 의존도가 높은 대외 무역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보호무역주의 정책이 뒤집을 위기에 처한 점도 꼽았다.
블룸버그통신은 그러면서 한국은행도 지난달 올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9%에서 1.6~1.7%로 하향 조정했다고 강조했다. 한국은행은 당시 수출 둔화와 소비 침체,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가 야기한 정치적 혼란 등을 하향 이유로 들었다.
블룸버그통신은 그러면서 많은 이코노미스트들이 이달 25일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 재개를 예상했다가 지난주 이창용 총재의 블룸버그TV 인터뷰 이후 전망을 거둬들였다고 분석했다. 이 총재는 지난 6일 블룸버그TV에 출연해 “재정적 경기 부양책을 마련해야 하는 데다 원화 가치가 급락에 기름을 붓고 싶지 않다”며 “이번 금통위에서 금리 인하가 불가피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아담 샘딘 옥스퍼드 이코노믹스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의 무역 정책과 환율 불확실성, 물가 상승(인플레이션) 우려로 한은 금리 인하 예상 시점이 2월에서 뒤로 밀렸다”며 “국내 경제 성장에 대한 우려가 다른 사안보다 크다면 이달 예상보다 빨리 금리를 내릴 가능성도 남아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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