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의 한 초등학교에서 발생한 김하늘(8) 양 살해 사건의 파장이 커지며 신학기를 앞두고 학부모들의 불안감도 증폭되고 있는 가운데, 학부모와 교사들이 각론에서 이견을 보이고 있다.
12일 학부모들이 모인 지역별 육아 카페 등에는 하늘 양 부모가 하늘이 휴대전화에 설치했다고 알려진 위치 추적 애플리케이션(앱)이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한 학부모는 “위치 추적 앱을 통해 주변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건 처음 알았다”며 “하늘 양 아버지가 앱을 통해 아이 위치를 빠르게 찾았다고 하니 설치해야 하나 싶다”고 말했다. 다른 학부모 역시 “제일 안전하다고 믿었던 학교에서 이런 일이 발생하니 뭘 믿어야 하나 싶다”며 “바로 앱을 깔아야겠다”고 썼다. 실제로 오늘 오전 기준 하늘 양 부모가 활용했다고 알려진 위치추적 앱은 국내 앱 스토어 다운로드 순위 7위에 올랐다.
학부모들 사이에선 아이를 상대하는 직업군은 필수로 정신 병력을 검사받아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다가오는 새 학기를 앞두고 새로 만나게 될 교사의 정신질환 이력을 확인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올해 5살 아들이 종로구의 한 사립 유치원에 입학하는 신 모 씨는 “국가공무원인 학교 교사보다 사립 유치원 교사 관리는 더욱 미흡하지 않겠느냐”며 “교사의 정신 병력 증빙이 가능한지 다른 학부모들과 상의해볼 것”이라고 했다.
다만 이와 관련, 나종호 미국 예일대학교 조교수는 가해자의 우울증이 부각 언급되는 데 대해 “우울증에 대한 낙인을 강화해 도움을 꼭 받아야 할 사람들이 치료를 받지 못하게 만들어 한국의 정신건강 위기를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며 우려를 표한 바 있다.
교원들 사이에서는 학부모들의 교사에 대한 ‘감시망’이 촘촘해져 교권 침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초등학교 교사만 가입할 수 있는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한 교사의 극단적인 범죄 행위”라는 의견부터 “불법 도·감청을 조장하고 있다” 등의 게시글과 댓글이 다수 올라왔다. 그 외에도 “우울증 진단 내고 휴직하면 잘릴까 봐 무섭다” “교권 추락으로 인한 교원들의 자존감 바닥과 우울증 증가는 피해 갈 수 없다” 등의 댓글이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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