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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내리자마자 ‘꽈당’… 또 찾아온 폭설에 출근길 ‘대혼란’ [현장 르포]

오전부터 눈폭탄…출근대란 현실화

지하철에 인파 집중…지연도 잇따라

"평소보다 시간 두배 걸려" 발동동

어그·패딩부츠 등 중무장도 눈에 띄어

전국서도 교통사고·항공편 결항 속출


7일 오전 8시 25분께 광화문 인근 버스정류장. 버스에서는 평소보다는 체감상 두 배는 느린 속도로 인파가 쏟아져나오고 있었다. 1분 1초가 소중한 출근길이지만 예사롭지 않은 ‘눈 폭탄’에 모두들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떼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노력이 무색하게도 이들 중 상당수는 결국 순간의 위기를 넘기지 못하고 빙판길에서 미끄러지고 말았다. 최대한 종종걸음으로 걸으며 ‘꽈당쇼’를 걱정 어린 시선으로 관전하던 직장인 김 모(29) 씨는 “길이 너무 미끄럽다”면서도 “조심조심 걷느라 어제 마신 술이 좀 깬 것 같기도 하다”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7일 오전 8시 30분께 지하철 2호선 삼성역이 출근하는 직장인들로 발 디딜 틈 없이 빽빽하게 들어차 있다. 장형임 기자




전날 오후 ‘기습 폭설’에 이어 이날 오전에도 전국 대부분 지역에 시간당 3~8㎝의 눈이 쏟아지면서 직장인 ‘출근대란’이 현실화됐다. 특히 교통체증을 우려한 이들이 몰려가면서 다수 지하철역에서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광경이 펼쳐졌다.

오전 8시 30분께 2호선 삼성역은 계단부터 승강장까지 발 디딜 틈 없이 빼곡히 차 있었다. 지하철 안내원들은 연신 질서유지를 외쳤지만 한 시가 바쁜 승객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지하철 문이 열리자마자 튀어나와 계단으로 직행했다. 한 직장인은 살인적인 인파에 압도당해 시계만 하염없이 바라보며 초조해하기도 했다.

삼성역에서 만난 직장인 정 모(30대) 씨는 “평소보다 10분정도 일찍 나왔는데 오는 길에 몇번씩 미끄러운 구간이 있더라. 앞에서 넘어지는 사람도 봤다”며 “주변 동료, 지인들도 단톡방에서 오늘 아침에 유난히 지하철에 사람이 많다, 길이 너무 미끄럽다 등 날씨 얘기뿐이었다”고 전했다. 진 모(29) 씨는 “버스에서 환승했는데 버스를 타고 올 때 평소보다 시간이 두 배는 더 걸렸다”며 “회사에서 눈이 올때마다 늦는다고 혼났는데 오늘도 한 소리 듣게 생겼다”고 한탄했다.

7일 오전 9시께 용산역에서 KTX 열차가 27분 지연 도착한다는 안내를 내보내고 있다. 박민주 기자




출근 시간이 임박한 오전 8시 55분 찾은 9호선 당산역에서는 분주한 분위기는 비교적 잦아든 모습이었다. ‘열차가 지연되고 있다’는 방송이 연신 울려퍼지는 가운데 지각을 피할 수 없다고 판단한 직장인들은 단체로 휴대폰을 들고 회사에 지각 사실을 알리고 있었다. 일부 사람들은 열차지연증명서를 떼기 위해 역무실로 향했다.

여의도 소재 회사에 다니는 변 모(32) 씨는 “가양역에서 오전 8시 22분 급행열차를 타고 출발했는데 5분 넘게 열차가 오지 않았다. 열차 운행도 10분 이상 지연돼 지각할 것 같다”며 “한 정거장 가는데 원래 5분이 걸리지만, 오늘은 18분 가량이 걸렸다”고 보탰다.

7일 오전 용산역 인근 버스정류장에서 사람들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박민주 기자


반면 버스정류장은 폭설 여파로 비교적 한산한 경우가 많았다. 용산역 버스정류장에서 만난 김 모(20대) 씨는 “버스 도착이 평소보다 5분 이상 지체됐다. 아무래도 빙판길이다보니 확실히 속도를 못 내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오 모(30) 씨도 “오늘 일찍 움직일 일이 있어서 버스를 탔는데 평소보다 20분 정도 더 걸렸다”고 전했다.

폭설 소식에 중무장한 사람들도 많았다. 이날 버스정류장과 지하철역에는 평소보다 유독 어그부츠와 패딩부츠가 눈에 띄었다. 약수역에서 판교로 출근하는 정 모(29) 씨는 “판교에 육교가 많은데 평지도 위험하지만 계단이 특히 위험하다”며 “그래서 바닥이 미끄러운 운동화 대신 밑창이 올록볼록해 미끄럼 방지 효과가 톡톡한 신발을 신고 나왔다”고 전했다.

전날부터 전국 사건사고도 잇따르고 있다. 전날 밤 10시께 강원도 홍천에서 스키장 순환 버스 기사 72살 조 모 씨가 눈길에 밀린 견인차에 치여 숨졌다. 이날 새벽 5시 반께 중부내륙선 충북 음성군 감곡면 부근에선 차량을 운반하는 화물차가 눈길에 미끄러져 1, 2차로와 갓길을 모두 막아서기도 했다. 제주공항에서는 오전 9시 현재 제주발 김포, 김해, 광주, 청주, 군산, 여수, 원주행 항공편 16편이 결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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