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기간 해외 여행객이 급증하며 공항 내 편의점 매출이 지난해 설 연휴 대비 약 3배 뛰었다. 국내에서는 입지별로 화투, 주류, 도시락 등의 매출이 급증하며 가족·친지들과 함께 명절을 보내는 사람들과 홀로 명절을 쇠는 이들의 풍경이 대조를 이뤘다.
“해외여행객으로 바글바글”…공항 편의점 매출 3배 뛰며 특수
31일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에 따르면 설 연휴였던 25~28일 인천·김포·김해·제주국제공항 등 주요 공항의 편의점 매출은 지난해 설 연휴 대비 168.1% 늘었다. 이용객이 가장 많았던 인천공항 내 CU 점포 전체 매출은 3배(239.9%) 이상 뛰어 가장 높은 신장률을 기록했다. 김포국제공항(118.6%), 제주국제공항(82.7%), 김해국제공항(53.3%) 매출도 늘었다. 해외 여행객들이 공항 편의점에서 많이 찾은 것은 안전상비의약품으로 지난해 설 연휴 대비 관련 매출이 576.9% 급증했다.
국내선 가족·친지들과 화투치고, 관광지 찾아
국내에서 가족과 함께 설 연휴를 보낸 사람들은 편의점에서 화투를 많이 구매했다. CU에 따르면 27~29일 3일간 주택가 인근 편의점에선 전주 같은 요일 대비 화투와 카드 매출이 645.2% 뛰었다. 모처럼 가족들을 만나면서 함께 즐길 수 있는 놀이 상품을 많이 찾은 영향이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화투와 카드는 연휴 때 유독 판매가 급증하는 대표적인 상품”이라며 “주택가 인근 점포에서는 명절 기간 화투 발주량을 평소 대비 11배 가량 늘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뱃돈을 넣는 봉투와 아동용 완구류 매출도 평소보다 각각 474.2%, 328.2% 증가했다.
최근 명절에 가족 단위로 가는 여행이 과거보다 부쩍 늘면서 관광지 인근 편의점도 매출 호조를 보였다. 관광지 인근 점포의 경우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토이캔디 매출이 398.1% 올랐고 휴대하면서 먹기 쉬운 간식류의 수요도 높아져 핫바와 젤리의 매출도 각각 205.7%, 198.5% 올랐다.
‘혼명족’은 위스키·소주·도시락으로 설 연휴 즐겨
같은 기간 원룸촌 편의점에서는 주류 중에서도 위스키 매출이 257.2% 늘었다. 위스키에 넣어 마시는 얼음 매출도 197.8%가량 뛰었다. 귀성하지 않고 홀로 명절을 보내는 이들(혼명족)이 많이 찾은 것으로 분석된다.
원룸촌 인근 편의점 도시락도 평소 대비 97.5% 더 잘 팔렸다. 인건비와 원재료 상승 등으로 연휴 기간 문을 닫는 식당이 늘면서 빈 자리를 편의점이 대신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명절 연휴 원룸촌 인근 편의점 CU의 도시락 발주량과 판매량은 일반 주택가 대비 20~30% 더 높았다.
공장 근로자들이 모인 산업지대 편의점에서도 소주(189.5%), 냉장안주류(146.5%) 매출이 크게 늘었다.
올 연휴 편의점 효자템은…휴게소 ‘커피’, 터미널 ‘보조배터리’, 유흥가 ‘숙취해소제’
휴게소 내 편의점에선 커피와 과자가 인기를 끌었다. 평상시보다 차량 유동량이 늘면서 운전자들이 졸음을 깨기 위해 커피 음료를 평소보다 388% 더 많이 구매한 것이다. 이와 함께 생수, 차음료, 에너지음료 등의 매출도 평소보다 2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차 안에서 가볍게 즐길 수 있는 과자류(294.6%) 매출도 3배 이상 늘었다.
연휴 기간 귀성객이 몰리는 터미널에서는 충전케이블, 보조배터리 등의 휴대폰용품의 매출이 평소보다 약 9배로(782.3%) 뛰었고 특히 장거리 이동 중에 동영상 시청할 때 필요한 이어폰(324.2%)을 찾는 사람도 늘었다.
긴 연휴로 유흥가 편의점도 명절 기간 매출 호황을 이루며 주류를 먹기 전후 주로 먹는 숙취해소제(320.8%)와 아이스크림(319.7%)이 인기를 끌었다.
이종대 BGF리테일 영업기획팀장은 “CU는 명절 기간 입지별 다채로운 수요에 맞춰 인기 상품의 재고를 충분히 확보해 언제 어디서나 고객이 필요한 상품을 구비했다”며 “특히 올해 설날은 긴 연휴로 인해 입지별 인기 상품의 매출 상승세가 예년보다 더 도드라졌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