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목포시의 화장장(승화원) 운영이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 53년 동안 민간위탁으로 운영된 승화원을 아무런 대책 없이 더불어민주당 소속 일부 목포시의원들이 공공성 확보 등을 명분으로 ‘직영체계’ 동의안에 부결을 주도하면서다.
21일 서울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2015년 목포 대양동으로 이전한 승화원은 개장 이래 민선 6·7기 9년 동안 민간 위탁으로 운영되는 등 목포시 화장장은 1971년 6월 개장 이후 53년 간 민간 위탁으로 운영 중이다.
하지만 목포시의회 민주당 소속 일부 시의원들이 주도해 민간 위탁을 문제 삼고 ‘상임위 보고’로 갈음해온 민간 위탁 동의를 ‘본회의 동의’를 요구하면서 시민들의 불편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목포시의회는 지난 20일 열린 제394회 제2차 정례회 제2차 본회의에서 승화원의 목포시 직영을 촉구하며 목포시가 제출한 민간 위탁 동의안을 찬성 10, 반대 12로 부결시켰다.
문제는 목포시는 현실적으로 직영 운영이 불가피하다.
우선적으로 직영 운영을 위한 전문인력을 긴급 채용할 수 없는 상황이다. 공무직 채용 시 법인에서 받는 급여보다 하향 평준화 되고, 14명 이상의 신규 채용으로 정부의 기준 인건비 100%를 초과, 목포시 교부세 심사 과정에서 페널티 부과가 된다.
여기에 더해 도내 직영 승화원의 적자 폭이 커지고 있는 반면, 목포시는 민간 위탁을 통해 올해 1억 8500만 원의 세외수입을 거뒀다. 내년 2억 2600만 원의 세외수입이 예상되는 등 매년 지자체가 수익금을 받는 시스템으로 시 재정에도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망자를 놓고 민주당이 무소속 시장 발목을 잡기 위한 행위라는 비판이 일고 있는 부분이다.
박홍률 목포시장도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승화원 운영 중단 우려와 함께 민간위탁 동의안 부결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자처하고 문제의 심각성을 알렸다.
박 시장은 “목포시 화장장은 2015년 준공 후 민간위탁 방식으로 운영됐으나 최근 시의회가 화장장의 민간위탁 동의안을 부결해 운영 중단 상황에 직면했다”며 “비상체제 운영 등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화장장의 현 수탁자는 과거 비리로 인해 계약 종료 통보를 받았다”며 “10월 중순부터 새로운 민간위탁자 선정을 위한 공개모집을 추진했으나 시의회가 반대 입장을 취하며 좌절됐다”고 말했다. 현 위탁운영 업체가 10여억 원을 횡령해 법원으로부터 형이 확정된 만큼, 규정상 계약 연장이나 재계약이 불가해 공모를 통한 신규 업체와 계약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이에 박 시장은 “후속 조치로 현재까지 드러난 비리 사건과 각종 의혹에 대해 필요시 자체 감사, 수사 의뢰 등 시민에게 약속한 의혹을 해소하겠다”고 피력했다.
이처럼 현실을 망각한 목포시의회의 행위는 애꿎은 시민들만 피해를 보게 됐다. 올해 말 이후 직영이나 위탁운영 모두 불가능해 신규 위탁업체가 모집될 때까지 내년 1월부터 최소 1개월 이상 운영 중지가 불가피한 상황이라 ‘장사 대란’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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