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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 트럼프 리스크를 기회로

김연규 한양대 국제학대학원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후보가 당선되면서 트럼프 2기 정부 출범이 임박했다. 우리 경제의 성장 동력 70%가 수출에서 비롯되는 만큼 트럼프 2기 정부의 한층 강화된 ‘미국 우선주의’가 우리의 수출 활력을 옥죌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바로 트럼프 리스크다.

우리 경제는 지난 4년 동안미국의 보조금에 기반한 전기차·반도체 제조 확대 붐에 기대 일종의 특수를 누렸다. 특히 자동차 배터리 산업이 그랬다. 하지만 2025년 트럼프 2기 정부에서는 우리의 첨단산업들의 희비가 엇갈릴 수 있다. 우리로서는 트럼프의 미국 우선 전략 속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우선 전기차와 배터리 산업은 큰 변화 속에 내연차와 하이브리드를 강화하는 전략으로 미국 시장을 공략해야 할 것이다. 트럼프 2기 정부는 바이든 정부와 달리 중국 견제와 친환경 기후변화 대응을 동시에 추진할 수 없다고 방향을 잡았다. 이미 중국이 크게 앞서고 있는 재생에너지와 전기차 부문에서 중국의 가격 경쟁력을 상쇄하기 위해 보조금 투입을 통해 미국내 제조업과 공급망을 부활시키는 전략은 부분 폐기할 가능성이 크다.



중국에 의존하고 있는 무역과 공급망을 재편하고 미국내 제조업을 부활시키는 것이 트럼프 2기 정부의 목표다. 바이든 정부도 같은 목표였지만 실행 방향에서 다르다. 트럼프 2기 정부가 제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가장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은 저렴한 에너지다.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셰일가스 등을 포기하고 재생 에너지와 전기차로 중국을 견제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보는 것이다. 미국과 유럽의 자동차 업체들은 전기차 안전과 인프라가 충분히 구축되지 않은 상태에서 시작된 전기차 확산이 수요 정체에 빠지면서 대혼란에 빠졌다. 최근 전기차의 일시적 수요 정체는 그나마 좁혀지던 미국과 중국 전기차 격차를 더욱 벌려 놓았다.

바로 이 같은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원자력 발전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인공지능(AI) 등 첨단산업 확대와 데이터센터 구축으로 전력 수요가 크게 증가하면서 부족한 전력 인프라 구축에 나설 예정이기 때문이다. 결국 트럼프 2기 행정부가 한국과 협력을 통해 윈윈할 수 있는 부분은 중국과 러시아가 장악하고 있는 세계 원전시장에서 한미 양국이 머리를 맞대는 것이다.

몇일전 트럼프 당선인은 우리 대통령과의 12분 동안 진행된 첫 통화에서 한국 조선산업을 콕 집어 협력을 요청했다고 한다.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하기까지 약 70일이 남아있다. 새로운 협력분야를 탐색하고 불확실성을 새로운 기회로 바꾸는 시간으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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