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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생서 부사장 오른 원동력은 주인의식"

'알바생이 어떻게…' 출간한 박경미 대성정밀·이엔티 부사장

교사 꿈 안고 상경후 직업 전선에

성실 인정받아 알바서 정직원으로

영업도 두각…30여년만에 부사장에

올 퇴직, 교육분야 인생2막 준비

청년들, 포기 말고 꾸준히 나아가길





“40년 전 아르바이트로 회사에 입사한 뒤 주어진 일을 열심히 하다 보니 정규직이 됐고 부사장까지 올랐습니다.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중소기업에서 한 우물을 팠죠. 뭔가를 하고 싶다는 목표가 생기면 포기하지 않고 추진하는 게 중요합니다.”

박경미(사진) 대성정밀·대성이엔티 부사장은 22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대부분 직장인들이 말단 사원부터 출발하지만 목표를 향해 꾸준히 나아가면 언젠가는 목표 지점에 도달할 수 있다. 목표 완성 시기는 사람마다 다르지만 꾸준히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을 하면 언젠가는 이룰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대성정밀은 플라스틱 금형 제조 회사이고 대성이엔티는 플라스틱 사출 기업으로 모두 경기도 안양에 있다. 박 부사장은 1984년 대성정밀에 아르바이트생으로 입사해 2018년 대성정밀과 대성이엔티 부사장에 오른 업계에서는 입지전적 인물이다. 올해 말 퇴직을 앞둔 그는 최근 ‘알바생이 어떻게 부사장이 되었을까?’라는 책을 출간해 중소기업에 다니는 청년들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목표를 가지라고 강조한다.

원래 학교 교사가 꿈이었다는 박 부사장은 충남 예산에서 중학교를 다니던 시절 ‘성공하려면 일단 서울로 가라’는 담임 선생님의 조언에 따라 고교 진학을 위해 상경했다. 서울에 있는 고등학교는 가지 못했지만 근교에 있는 경기도 안양 소재 고등학교로 진학했다. 그는 “대학에 가려면 직접 학비를 벌어야 했기에 고등학교를 마치고 서울 영등포로 가 친척이 운영하는 전기 공사 사무실에서 일했다”며 “하지만 일을 하면서 대입 준비를 하는 게 생각보다 쉽지 않았고 그러던 중 대성정밀을 소개 받아 아르바이트로 입사해 회계와 총무 업무로 일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학비를 벌기 위해 일을 시작했지만 맡은 업무에 충실하다 보니 대학 진학을 위한 공부를 제대로 할 수 없었다. 그런데 성실한 그를 눈여겨본 회사 측이 입사 3개월 후 정직원으로 채용했다. 이후 박 부사장에게는 새로운 목표가 생겼다고 한다. 회사가 발전하는 데 자신도 한몫해보고 싶다는 의지가 생긴 것이다.



그는 “회사 일을 열심히 하고 싶다는 생각이 너무 앞서 대학에 가겠다는 의지는 조금 줄었다”면서 “원래 교사가 꿈이었지만 또 다른 목표가 생겨 일단 가장 하고 싶은 일인 회사 업무에 충실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입사 후 20년 만에 임원이 된 그는 업무 범위도 넓어졌다. 이전에 했던 회계와 총무 업무 외에 직원 인성 교육도 맡게 됐고 영업 현장도 나가야 했다. 이에 박 부사장은 중소기업 관계 기관에서 실시하는 강의도 듣고 서울 시내 한 대학의 평생교육원에서 강사 교육도 받았다. 업무 범위가 넓어진 그에게 가장 어려운 것은 영업이었다고 한다. 제조 업체들을 찾아다니며 직접 주문을 따와야 했던 일이 만만치 않았다.

박 부사장은 “입사 후 줄곧 사무실에서 일만 했지 영업을 해본 적이 없어 막막했는데 그래도 성과를 내야 한다는 책임감이 앞섰다”며 “이에 동종 업계는 물론 자동차·보험·건설 업계에서 영업으로 성공한 사람들을 만나 배우고 영업 노하우에 관련된 책들을 구입해 공부를 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런 방식으로 영업이 무엇인지를 배운 뒤 플라스틱이 필요한 제조 업체들을 찾아가 명함을 돌리면서 발로 뛰다 보니 상당한 실적도 냈다. 이런 그의 책임감과 부지런함이 동종 업계에 알려지자 다른 업체로부터 영입 제안도 받았지만 정중하게 거절했다.

박 부사장은 정신없이 회사 생활을 하면서도 애초 목표했던 대학 진학은 포기하지 않았다. 50세에 대학에 들어가 경영학사를 취득했고 또 대학원에 진학해 경영학석사(MBA) 학위를 받았다.

퇴직이 1년도 채 남지 않은 그는 이제 인생 2막을 시작하려고 한다. 어린 시절 꿈이었던 교사는 되지 못했지만 다른 사람을 가르치는 일을 해보려고 준비 중이다.

박 부사장은 “퇴직 후에는 박사 학위 취득을 위해 좀 더 공부를 한 뒤 시니어들을 대상으로 사회복지사 자격증 취득에 관한 강의를 해보고 싶다”고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이어 “청년들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는데 아르바이트건 정규직이건 무슨 일을 하든 주인의식을 갖고 업무에 임해야 한다”며 “조금 늦게 가더라도 자신이 원하는 것을 포기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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