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동물원에서 고릴라 한 마리가 관람객을 향해 돌진해 강화유리를 깨뜨릴 뻔한 아찔한 사고가 발생했다.
15일(현지시간) ABC와 USA투데이 등 외신에 따르면 이달 11일 샌디에이고 동물원에서 10살 수컷 고릴라 ‘데니(Denny)’가 보호유리를 향해 전력으로 돌진했다.
세 겹으로 된 강화유리였지만, 거대한 체중이 실린 충격을 버티지 못하고 유리 표면에는 거미줄 모양의 금이 여러 갈래로 퍼졌다.
당시 현장에는 가족 단위 관람객이 다수 있었고 놀란 사람들은 비명을 지르며 흩어졌다. 한 목격자는 “너무 놀라 뒤로 넘어졌다. 올려다보니 고릴라가 나를 똑바로 쳐다보고 있었다”고 회상했다. 또 다른 관람객은 “처음엔 지진이 난 줄 알았다. 보안요원들이 바로 달려와 상황을 통제했다”고 전했다.
다행히 유리가 완전히 깨지지 않아 다친 사람이나 동물은 없었다. 사고 직후 데니와 다른 고릴라들은 임시 보호시설로 옮겨졌으며, 해당 구역은 현재 수리 작업 중이다.
동물원 측은 “수컷 고릴라, 특히 청소년기 수컷 고릴라는 에너지가 폭발해 돌진하거나 물건을 당기고 달리는 등 공격적인 행동을 보이는 것이 자연스러운 행동”이라며 “최근 데니는 형제 고릴라가 심장 이상으로 갑자기 죽은 뒤 스트레스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샌디에이고대 영장류 행동 전문가 에린 라일리 박사는 “고릴라는 눈을 똑바로 마주치는 것을 위협으로 인식한다”며 “관람객이 이를 모르고 자극할 때가 많다. 현장을 정확하게 알 수는 없지만 누군가가 자극했을지도 모른다”고 분석했다.
데니는 2014년 샌디에이고 동물원에서 태어난 서부 로랜드 고릴라(Western lowland gorilla)로, 영장류 중에서도 가장 큰 종에 속한다. 성체 수컷의 체중은 최대 227㎏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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