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중국해를 놓고 펼쳐지는 필리핀과 중국의 영유권 분쟁에 미국이 가세해 긴장감이 더욱 고조되는 상황에 주변 국가 해군을 대표하는 관계자들이 중국에 모였다. 중국 칭다오에서 격년마다 열리는 ‘서태평양 해군 심포지엄’(WPNS)을 통해 주변 국가들이 역내 불안감을 완화할 해법을 찾을지 주목된다.
22일 중국 관영 환구시보에 따르면 전날부터 24일까지 산둥성 칭다오에서 중국 주최로 열리는 WPNS에 한국을 비롯해 미국과 필리핀, 러시아, 일본, 호주, 영국 등 29개국 해군 대표단이 참가했다.
WPNS는 태평양 지역 국가들이 매년 짝수해에 여는 군사 포럼으로, 각 지역 해군 지도자들이 만나 협력 계획 등을 논의한다.
올해는 남중국해를 놓고 미국과 필리핀, 중국 간 갈등이 높아지고 대만해협을 사이에 두고 중국, 일본, 미국 등 주변 국가의 긴장감이 고조되는 시기에 열려 관심이 더욱 쏠리고 있다. 미국은 태평양함대 사령관 스티븐 쾰러가 대표단을 이끌고 행사에 참석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쾰러 사령관이 심포지엄 기간 중국 쪽 카운터 파트들을 만날 것으로 보인다”며 “양쪽은 더 많은 소통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국방부도 해군 지도부가 타국 대표단과 양자 접견을 한다고 밝혔다.
WPNS 개최와 맞물려 이날 미국과 필리핀은 최초로 필리핀 영해 밖 남중국해 해상에서 합동 군사훈련을 시작해 눈길을 끌었다. ‘발리카탄’ 훈련을 통해 양국은 적군에 빼앗긴 대만과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군도(중국명 난사 군도) 인근 필리핀 섬을 탈환하는 시나리오 등을 점검한다.다음달 10일까지 양국 병력 1만6000여명이 참가하는 이번 훈련에 중국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미국은 이번 훈련을 위해 필리핀 루손섬에 중거리 미사일 시스템을 배치한 것에 중국은 비판 수위를 높이고 있다. 지난 18일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은 미국이 일방적인 군사적 우위를 추구하기 위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중거리 미사일을 배치하는 것에 단호하게 반대해왔다”며 “미국의 행동은 지역 긴장 형세를 격화하고, 오해·오판 위험을 늘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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