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이스라엘 인질 40명과 팔레스타인 수감자 900명을 교환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새 휴전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하마스 격퇴를 위해 가자지구 남부 라파 지상전 채비를 하고 있다고 재확인했다.
미국 CNN방송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8일(현지시간) 사안을 잘 아는 소식통을 인용해 윌리엄 번스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전날 밤 양측에 새로운 휴전협상을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새 휴전안에 따르면 하마스는 가자지구에 아직 억류돼 있는 인질 100여명 가운데 40명을 석방하고, 이스라엘은 대신 테러혐의로 수감된 100명을 포함해 팔레스타인 수감자 900명을 석방하게 된다.
가자지구에서는 인질과 수감자 교환이 진행되는 동안 전쟁을 6주 멈춘다.
소식통은 가자 북부 주민의 주거지 귀환 조건도 합의안에 담겼다고 했다. 다만 이스라엘 측은 ‘제한 없는 가자 주민 북부 귀환’이라는 하마스 요구를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부로 돌아가는 팔레스타인 주민을 상대로 확인 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것이다.
이스라엘 일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이 밖에 가자 지구 주민을 상대로 하루 400~500대의 구호 식량 트럭을 전달하는 내용이 협상안에 포함됐다고 보도했다. 오는 주말 라마단 종료를 기념하는 ‘이드 알피트르’ 연휴가 이어지는 사흘간 조건 없이 휴전하는 방안도 거론됐다.
새 휴전안과 관련해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최근 제안에 대한 하마스 응답을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하마스와 이스라엘 양 측 모두 새 휴전안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8일 현재 이집트 카이로에서 열리고 있는 휴전협정에 관해 보고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인질 석방과 하마스 분쇄를 동시에 추진하겠다”면서 이스라엘군이 진격하지 않은 마지막 남은 도시 라파에 지상군을 투입할 뜻임을 분명히 했다.
네타냐후는 라파 지상전은 "반드시 일어난다"면서 "날짜까지 정해졌다"고 못박았다.
하마스 관계자는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이 영구적인 휴전 합의를 거부하는 등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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