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빅5’ 상급병원 중 연세의료원과 서울아산병원에 이어 서울대병원이 전공의 집단 사직에 따른 의료 공백의 여파로 2일 비상경영 체제를 선언했다.
서울대병원 그룹은 이날 교직원 대상 온라인 게시판에 올린 공지 사항에서 “올해 배정된 예산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서울대병원은 “우리 병원을 포함한 수련병원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은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며 “부득이 비상경영 체제로의 전환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서울대병원은 지난달 말 ‘마이너스통장’ 한도를 기존 500억 원의 2배인 1000억 원 규모로 늘리는 등 의료 공백 사태가 길어질 것에 대비해왔다. 서울 본원의 경우 전체 60여 개 병동 중 10개가량을 폐쇄했으며 병동 간호사들을 중심으로 무급 휴가 신청을 받고 있다.
서울대병원은 이날 빅5 병원 중 세번째로 비상경영에 돌입했다. 서울아산병원은 지난달 20일부터 같은 진료 과목이나 동일한 질환을 앓는 환자를 중심으로 병동과 수술실을 통합·재배치하고 있다. 세브란스병원·강남세브란스병원 등을 산하에 둔 연세의료원 역시 지난달 15일부터 비상경영 체제에서 병상·인력 운영 효율화에 들어갔다. 서울성모병원도 비상경영 체제 돌입에 따른 세부 방안을 논의 중으로 알려졌다. 그 외에도 순천향대천안병원, 울산대병원 등이 비상경영 체제로 전환했다.
간호사 등 병원 노동자들은 “병원이 무급 휴가 등으로 고통과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며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한 노조 관계자는 “비상경영 선포로 병원 노동자와 환자들에게 책임과 고통을 전가하는 것이 가속화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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