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하이일드(고수익·고위험) 채권은 단기 변동성을 넘어 투자자에게 장기적으로 매력적인 총수익을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상반기 하이일드 기업들의 실적은 전반적으로 하락세를 보였으나 3분기에는 실적이 긍정적으로 개선됐으며, 대체로 올해 상반기까지 지난해 4분기의 긍정적인 실적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금리 민감도가 높고 레버리지 수준이 높은 경기 민감 업종은 실적 하락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더 높아 기업별로 실적의 차별화가 나타날 수 있다.
현재 하이일드 채권의 크레딧 퀄리티는 과거보다 상당히 높은 편이다. 유럽은 역사적으로도 BB등급의 채권이 주를 이루긴 했지만, 오늘날에는 미국도 하이일드 발행사의 대부분이 BB등급을 기록하며 과거에 비해 퀄리티가 높아진 것을 볼 수 있다. 동시에 10년 전 거의 20%에 달했던 신용등급이 가장 낮은 CCC등급 발행사의 전체 시장 대비 비중은 현재 11%에 불과하다.
상당수의 하이일드 기업들이 지난 몇 년 간 재무구조를 강화해왔으며, 펀더멘털 측면에서 경기 침체를 극복할 준비가 잘 돼 있다. 기업 순레버리지는 미국 및 유럽에서 각각 약 3.55배 및 3.7배 수준으로 역사적으로 낮게 유지되고 있으며, 이자보상배율 또한 관리 가능한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기업이익은 대부분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했거나 그보다 높은 상황이다. 향후 18~24개월간 만기가 도래하는 채권은 미국 시장의 약 7% 정도에 불과해 만기 도래 예정 채권의 비중 또한 제한적이며 이들 채권의 대부분은 BB등급을 기록하고 있어 리파이낸싱 리스크가 높은 기업의 수는 많지 않다.
지난해 상반기 디폴트율이 소폭 상승하기는 했지만 개선된 크레딧 퀄리티, 낮은 레버리지, 충분한 현금 여유, 만기를 앞둔 단기 채권이 제한적인 점을 감안할 때 디폴트율의 대폭 증가 가능성은 크지 않으며 중기적으로 안정 또는 하락세를 보일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반면 미국 대선 및 중국의 경기 회복, 동유럽 및 중동의 분쟁 등 거시적 요인들은 시장의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인들이다. 더 나아가 상업용 부동산 부문의 경우 채무 만기 도래에 따라 일부 대출 기업의 신용등급이 강등될 경우 하이일드 채권 및 론 시장 전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경기 침체 정도가 심각하지 않다고 가정할 때 다른 주요 자산군 대비 하이일드 채권은 이미 리스크를 잠재적으로 반영한 상황이다. 다만 당분간 시장 변동성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으므로 신용 등급이 높은 우량 하이일드 채권에 보다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하이일드 채권 투자의 경우 펀드를 통해 투자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변동성을 극복할 수 있는 기업을 찾기 위해서는 상향식 투자 방식에 기반해 개별 크레딧의 리서치를 꼼꼼하게 수행할 수 있는 대규모 리서치 팀과 투자 트랙레코드를 가진 운용사의 펀드를 선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글로벌 하이일드 채권 투자의 경우 미국과 유럽 등 지역 분산 투자를 통해 상대적 기회를 포착할 수 있는 운용사의 역량도 따져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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